웃자고 하는 얘기죠.
아침에 CBS FM 라디오 방송에서 하는 김현정의 뉴스쇼 듣는지 모르겠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청취율은 밀리지만, 이 여성 앵커의 중간 공백기를 제외하면 약 10년간 김현정이 진행하는 이 뉴스쇼를 횟수로 이제 두 번 들었는데, 그녀의 입담에... 지난 10년간 나는 도대체 왜?!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도 안 봤고, <슈츠>도 못 봤고, 왜 이 라디오 쇼는 듣지는 못했을까라는 자괴감까지 들었다.
국민의 힘당의 당대표 후보인 김은혜를 인터뷰하는 내용이었는데, 앵커가 그녀에게 '주위에서 좀 살살하라고 안 그래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나는 행여나 옆좌석에 엄마가 출근길에 잠깐 눈을 붙이려는데 잠이 달아나는 효과가 나지 않았는지 옆 눈길을 둬야 했다.
'살살 좀 해라... 대한민국은 왜!? 대선만 앞두면 과거를 청산해야 하고, 적폐를 만들어서 또 청산해야 하고 또~오 물갈이를 해야 하는가!? 왜!??'
도대체 왜?
'나경원 의원이 당대표로 출마하는 것은 당에서 돌려 막기 하는 거다.'라고 말한 김은혜 의원의 답변은 이 토크(?) 쇼의 서막이었을 뿐이었다. 국민의 힘당에 이전 19대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대한 질문에는 혁신 아이콘과는 거리가 먼 그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협의가 필요할 거라고 다음과 같이 돌려 말했다.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별하게 반대할 이유는 없기는 하지만 국민 여러분이 저희한테 부여하신 명령이 있습니다. 저희가 지켜야 될 품격도 있고요. 국민의 눈높이도 있고요. 또 상식 수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분께서 너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깐 홍준표는 당이 지켜야 할 품격에도 국민의 눈높이에도 상식 수준에도 그 이하라고 말한 것인데, 속이 뻥 뚫리는 재담이었다. 청년 표층을 벌써부터 겨냥하여 중진이고 경륜이고 나발이고 아주 작정하고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신진 의원의 발언이었다. 개인적으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보수당의 신진이었던 이준석도 당대표로 출마했다길래 과연 누가 당대표가 될는지 관심이 쏠리는 바이다. 이준석은 나보다 한 살 어린 정치인이지만 정치 경력은 나의 직장경력보다도 길고, 더군다나 하버드대에서 컴공까지 복수 전공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한국인보다 잘 아는 타일러가 인정(자기 나라 최고의 대학을 나왔는데, 뭐라고 하겠는냐만은)한 영어로도 달변가인 엘리트 청년이다. 몇 년 전에는 택시의 카풀 앱 도입에 대해 알겠다며 2개월 간 택시운전수도 몸소 체험했다. 물론 그때 국회의원 낙선 이후의 기간이었지만, 바른 미래당의 최고위원이기도 했다. 그가 그때 인터뷰한 마지막 말이다.
“저는 바른 미래당이 정의당 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심상정, 고 노회찬 의원같이 인지도 있는 일부 의원만 살아남는 방법이다. 인재영입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면 당이 살아남기 어렵다. 내년 총선 때 다른 당보다 후보 평균 연령이 한 스무 살 어려질 수 있도록 젊은 인재들을 대거 출마시켰으면 좋겠다.”
대한민국도 내 또래의 정치인들이 출마하는 게 당연해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나는 이준석만큼은 뜻이 확고하지 않더라도 내가 먹고살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찾았다. 나의 과거에 대해서 좀 더 알고자 한다면,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알고자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