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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Jun 17. 2020

Binge Watching, Binge Working

몰아서 보기, 몰아서 일하기

Binge Watching는 폭식하다, 폭음하다의 Binge와 보다의 Watching이 결합된 말로 단기간 내에 콘텐츠를 몰아서 보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정주행'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이 IP TV나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바뀜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바뀌게 되면서 생겨난 말이다. 이제 우리는 콘텐츠 소비에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내 취향에 따라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기술의 발달이 생활 방식, 문화를 바꾸는 대표적인 예이다.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작업자가 있고 감독자가 있던 시대에서 근로자와 관리자가 있던 시대로 다시 기업의 구성원 모두가 프로로 구성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출퇴근 시간을 중요하게 관리하던 시대에서 자율 출근 시대로 다시 근로 시간을 각자가 관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업무지시와 수행이 중요하던 시대에서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기폭 되었지만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정착되는 추세이다. 학교도 온라인을 바탕으로 한 수업이 실시되고, 학교 시험뿐 아니라 입사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르는 시대이니 급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에서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라고 할 때 이는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부가 가치 창출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과제를 기업에게 준다. 쉽지 않다. 어려운 과제이다. 구성원 각자의 성향과 의도에 따라 Binge Working이 다르기 때문이다. 1년을 단위로 보면 1년 중에 어느 계절에 집중하는지, 1달을 기준으로 보면 어느 주차에 집중을 하는지, 1일을 기준으로 보면 어느 시간에 집중을 하는지 다 다르기 때문이다. Manager 입장에서는 여러 명의 구성원을 동일한 기준으로 놓고 부가 가치 창출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기란 과거에 비해서 훨씬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구성원들이 Z세대, V세대라고 불리는 층으로 채워지면서 이러한 점은 더해간다. Z세대, V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기기와 친숙했고, 문자보다는 동영상(Video)을 통해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쉬운 세대이다. Manager 계층과는 확연한 세대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세대이다. 무서울 정도로 집중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한없이 느긋하기도 하다. 짜인 틀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일할 때 성과를 더 잘 낸다.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목적을 가진 기업의 입장에서 부가 가치 창출의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해서 구성원들의 동기를 부여할 것인가? 첫째, 평가의 기준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어야 한다. 여태까지는 투입할 수 있는 기업 내부 자원의 한정됨을 기준으로 상대평가를 실시해 왔는데, 이제는 자원을 투입이 특히, 인적 자원의 투입은 부가 가치 창출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총 부가 가치 창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뛰어난 세명이 보통의 백 명 보다 훨씬 큰 부가 가치를 창출한다. 인적자원의 투입이 부가 가치 창출과 상관관계가 있던 시대에서 그렇지 않은 시대로 바뀌었다. A가 B보다 우수하다는 기준을 근거로 평가하는 상대평가를 이제는 버려야 한다. 부가 가치 창출과 성과를 기준으로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 둘째, 일정한 원칙(Ruel)을 세우고 목표(Due Date)를 부여하면, 그 과정은 구성원 각자 자율에 맡기고 목표 달성도를 평가하여야 한다. 과정은 원칙을 벗어나지 않고 준수되는지만 관리하면 된다. 물론, 기업 내부에서는 목표를 명확하게 부여하고, 공정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목표 부여가 명확하지 않은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갖추어야 한다. 셋째, 평가 결과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평가 시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충분한 성과 인터뷰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함을 꼽을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였다고 하더라도 운영이 그에 걸맞게 되지 않고,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다. 더불어, 평가 결과가 조직 구성원에게 피드백될 때 피평가자의 이의제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도 우리 기업 대부분은 권위적인 의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Manager가 결정한 사항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바꾸게 되면 Manager의 권위가 손상되는 것으로 인식한다. 또한, 인사부서도 권위적이어서 한번 결정된 사항은 바꾸려 하지 않는다. 조직 구성원을 부가 가치 창출의 인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직도 팽배하기 때문이다. 평가뿐 아니라 조직 내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이의제기, 수용의 절차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빨리 고쳐 나가야 한다.


Binge Watching, Binge Working 하는 세대를 우리는 집중하는 세대로 이해해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흐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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