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상명 Jul 23. 2020

멘토

Mentor

대부분의 조직은 멘토제를 공식적으로 운영한다. 공식적인 교육 체계로 커버하지 못하는 조직의 노하우 전수, 리더십 배양, 조직 구성원의 정서적 보호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식적인 비공식 채널로서 말이다. 이 제도를 통해 새로 조직에 합류한 구성원들의 정착을 돕고, 업무 처리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고민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같이 찾아보는 등 신규 구성원이든 기존 구성원이든 간에 많은 부분에서 서로 도울 수 있다. 또한, 멘토제는 경영자의 여러 모습을 사전에 직접 경험하게 하는 등 조직 내부에 핵심 인재를 길러내는 Succession Plan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조직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멘토제이다.  


멘토제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기 전에 그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의 교육과 집안의 모든 일을 그의 충직한 친구인 '멘토르(Mentor)'에게 맡긴다. '멘토르(Mentor)'는 아버지인 오디세우스가 없는 20년 동안 텔레마코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며, 훌륭한 청년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이러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멘토르(Mentor)'가 멘토제의 핵심이고, 지금 우리가 만나야 하는 멘토가 아닐까? 내게 이런 '멘토르(Mentor)'가 있다면, 멘토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에 3명의 멘토가 필요하다. 조직에서 정해 주기도 하고,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히 생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3명의 멘토를 구분해 보자. 우선은 내가 속한 조직 내의 멘토가 필요하다. 업무와 관련된 즉, Career Path와 관련된 멘토가 될 것이다. 다음은 조직 외부에서 2명이 필요하다. 한 명은 세상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멘토가 되겠고, 한 명은 가족과 삶의 멘토이다. 물론 3명의 멘토가 정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 내의 멘토가 세상의 변화를 알려줄 수도 있고, 조직 밖에 있는 멘토가 업무와 관련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멘토는 경험상 약 10년 정도 선배로 찾는 것이 좋은 멘토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멘토와 내가 10년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내 삶의 궤적에서 멘토를 관측하기가 어렵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현재와 괴리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배움을 못 받게 된다. 그리고, 멘토와 내가 10년 이하로 차이가 짧으면 내가 볼 수 있는 눈높이와 멘토의 눈높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가 있어서 내가 받는 인사이트가 적을 수가 있다. 실질적으로 멘토의 역할이 없어질 것이다. 10년 정도면 Career Path에서도 내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고, 삶에서도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한다고 하면 내가 40대 일 때 50대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멘토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직 내에서 업무와 관련된 멘토를 찾는다고 하면, 멘토는 내 보고 라인에 있는 상사를 멘토를 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당연히 상사를 통해서 여러 가지 보고 배우는 점이 있겠지만 멘토로서는 적절치 않다. 매일 부대끼면서 생활하는 사이에는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서 객관적으로 조언을 해주기란 쉽지 않다. 운전 연습을 친한 사이에는 피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내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적은 선배를 멘토로 찾는 것을 권한다. 나보다 10년 정도 선배면 내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적다고 하더라도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충분히 있을 것이고, 내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적기 때문에 내 업무와 관련해서 객관적으로 평가해주고,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나 조언은 나의 감정 소모도 상당히 적고, 편하게 받아 들 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또한 좋다. 그리고, 멘토는 내가 판단해서 직접 요청하면 대부분은 받아 줄 것이다. 자신을 보고 배우겠다고 하는데 마다하는 사람은 멘토가 될 만한 인재는 아니지 않을까?


조직 밖의 멘토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상당히 분야가 다른 쪽에서 찾는 것이 좋다. 세상은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돌아가는데, 조직에 속해 있는 나로서는 내가 속한 조직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게 대부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져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내가 속한 조직, 일과는 상당히 분야가 다른 쪽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것이다. 다른 분야의 사람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내 주변을 적극적으로 돌아보면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을 멘토로 찾는 것은 어렵지가 않은 것이 요즈음 시대이다. 가족이나 삶의 멘토는 좀 더 인간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멘토가 될 것이다. 삶의 가치관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차원에서 가족들까지도 함께 교류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삶의 큰일, 작은 일들을 공유하면서 지혜를 터득할 수 있고, 자녀가 있다면 자녀들도 교류하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조직 밖의 멘토는 나에게 일방적으로 수고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멘티인 나도 멘토에게 보상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갖추어야 그 관계가 유지되고, 튼튼해질 수 있다. 멘티인 내가 멘토에게 보상할 수 있는 무엇인가는 각자가 고민해야 할 몫이다.


세상에 보고 배울 것이 많다. 나에게 주어진 것뿐 아니라, 내가 찾아서 배울 때 더 의미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엇이 조직생활을 이끌어야 하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