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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Mar 18. 2018

리더십을 잃는 쉽고 빠른 방법

심리적 안정감을 잃은 리더의 말로

인터넷을 돌다 'CIA가 알려주는 조직 망치는 비결'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마침 스스로의 권위를 깎아먹는 자폭형 리더에 대한 글을 쓰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혹시 북한 간첩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에서 만난 당최 이해가 안 되는 상사들 유형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남 앞에서 자기 팀원 혼내는 상사


컨설팅 회사에는 불문율이 있는데, 여러 의견을 놓고 팀 내부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더라도 고객에게는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 황당한 상사를 만나게 되었다. 고객과의 보고서 리뷰 미팅이 잡혀있으면 그전에 팀 내에서는 자체 리뷰를 마치는 것이 보통인데 (그래야 고객 미팅에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 PM은 고객 미팅 자리에서 자기도 같이 리뷰를 하는 것이다. 고객이 어느 부분을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 마디 하면, 이 사람은 그거 예전에 이야기한 부분인 것 같은데 왜 아직도 그대로 있는지 옆에서 거들고 있다. 전혀 피아식별이 안 되는 양반이다.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고 우리는 그 사람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다.


상사가 팀원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겨서도 안되지만, 어느 정도는 내 새끼 혼내도 내가 혼낸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렇게는 못할 망정 옆에서 남과 같이 혼내는 상사는 팀원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의리나 감정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결정을 내렸어야 하는 일, 본인이 키워야 할 사람이 욕을 먹고 있는데 왜 자기가 옆에서 거들고 있나? 자기 팀원 챙길 줄 모르는 리더는 바로 리더십을 잃는다. 궁금하면 한번 실험해보라.


말을 쉽게 바꾸는 상사


빠른 의사결정이 장점이라는 상사와 같이 일한 적이 있다. 그분은 정말 의사결정이 빨랐다. 무언가 보고를 하면 거의 그 자리에서 결정을 내리는 편이었다. 문제는 그만큼 결정을 뒤집는 것도 빨랐다는 점이다. 누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어디서 다른 정보가 들어오거나, 혼자 생각하다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주일도 안되어 다른 이야기를 하니 실행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생각이 바뀌었으니 미안한데 일을 다시 해달라는 사람은 그나마 낫다. 어떤 사람은 1안으로 가자고 해서 1안을 진행하고 있었더니 자기는 2안을 하라고 했는데 왜 1안을 하고 있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1안을 시킨걸 완전히 까먹은 건지, 아니면 생각이 바뀌었는데 미안하다는 이야기가 하기 싫으니 무조건 2안을 시켰다고 우기는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듣고 있는 팀원들은 상사가 하는 말을 전부 녹음할 수도 없고 환장할 노릇이다.


대놓고 다른 상사 욕하는 상사


사내정치가 횡행하는 조직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임원들이 수두룩하다. 직접적으로 승진 경쟁을 해야 하는 사이면 말할 것도 없고, 개중 특히 성격이 안 좋은 리더는 회사 전체에 소문이 난다.


실제로 겪은 일이다. 김 부사장이 어쩌다 박 상무의 팀원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김 부사장은 박 상무와 다른 사업부에 있었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박 상무 팀원에게 “야, 가서 박 상무한테 너 그렇게 살지 말라고 전해.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그래"라고 말했다.


이 팀원이 지시받은 대로 박 상무에게 가서 ‘김 부사장님이 그렇게 살지 말라고 전해달랍니다'라고 이야기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저기 퍼져나가며 회사에서 박 상무만 빼고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고, 결론은 김 부사장이나 박 상무나 직원들에게 똑같은 또라이 취급을 받게 되었다.


그 사람 없는 자리에서 남 욕해봤자 잠깐 후련할지 몰라도 좋을 거 없다. 그 사람 귀에 들어가는 건 둘째치고 뒤에서 남 욕하는 모습이 여러 번 반복되면 욕하는 당사자도 결코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진지하게 그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게 아니라면 말이다.


모멸감을 주는 상사


부정적인 피드백을 줄 때 조심해야 할 것은 부하직원이 있는 앞에서 중간 관리자를 혼내면(?) 안된다는 것이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팀 전체를 불러 팀원들 보는 앞에서 팀장을 추궁하는 것은 잘잘못을 떠나 그 사람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이다. 그런 상황을 겪으면 그 이후에도 팀원들 앞에서 팀장의 면이 서지 않는다. 


영화에서도 자식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에게 면박을 주면 꼭 아버지든 아들이든 이를 마음에 품고 있다 언젠가 그 사람에게 복수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일대일로 주는 것이 가장 좋고, 남들과 함께 있을 때 어쩔 수 없이 피드백해야 한다면 적어도 그 사람과 같은 급이거나 더 윗사람들만 있는 상황에서 줘야 한다.


업무 외적으로 시비 거는 리더


부정적인 피드백을 줄 때 한 가지 원칙이 있다면(원칙이라기 보단 상식에 가깝다) 철저하게 일이나 업무 중심으로 피드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체적 접촉은 말할 것도 없고 욕설이나 가정사 인신공격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요즘 많이 줄었다지만 여전히 외모로 뭐라 하는 부류들은 가끔 보인다. 옷이 왜 맨날 똑같냐, 옷이 후줄근하다, 월급이 모자라냐 비싼 옷 좀 입어라. 그러다 정도가 심해지면 머리 스타일이 왜 그 모양이니부터 생긴게 촌스럽다 이야기가 나오고 여직원에겐 요즘 살이 더 찐 거 아니냐 성희롱 위험 발언까지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외모로 뭐라 하는 사람 매우 싫어하는데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 치고 옷 잘 입는 사람 못 봤다. 무조건 비싼 거 입는다고 잘 입는 거 아니다. 


아.. 집에 가서 거울 좀 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 사람들 왜 이러는 걸까?


얼마 전 리더의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글을 썼었다. 리더가 심리적 안정감을 잃으면 조직과 팀원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안위를 우선에 놓게 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사람, 심지어 팀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 보신주의에 빠진다. 그러다 불안감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아랫사람에게 푼다. 자기가 위에서 압박을 받는 것처럼, 아랫사람 역시 자기가 막대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악용하는 것이다.


팀원들은 리더십을 잃은 리더를 금세 눈치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조직이 마비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어서 와, 리더는 처음이지?』 종이책으로도 출판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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