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어떻게 그렇게 잘 먹어?

사진 : 남편이 만든 오삼불고기

by 해피연두

제가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가 반대를 하셨습니다.

"저놈은 절대 안 돼!! 결사반대"

"이 결혼은 절대 반대야"

뭐 이렇게 강도 높은 반대는 아니었지만, 왠지 은근히 서운해하시고 걱정도 하셨습니다.

또 뭐 하나 할 줄 모르는 딸아이가 결혼을 한다니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는 않으셨나 봅니다.


남자친구로 인사한 남편은 엄마의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통통하고 덩치도 좋은 저와 어울리려면 키도 더 크고, 체격도 제법 있는 그런 사람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에 비해 남편은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저보다도 마른 편에 힘쓰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옛날 사람인 엄마에게는 그런 외적인 모습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함께 밥을 먹고는 엄마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고, 많이 먹습니다.

항상 밥 먹을 때 밥 두 공기는 기본으로 준비해두어야 하거든요

복스럽게(?) 해주는 대로 맛있게 냠냠 잘 먹는 모습이 예뻐 보였는지 갈수록 엄마의 마음도 풀려갔습니다.


지금도 남편은 잘 먹습니다.

결혼하고 반찬투정을 한적은 한 번도 없고요.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혹시라도 제가 바빠서 챙겨주지 못하면 혼자서도 잘 챙겨 먹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챙겨줍니다.


가끔은 요리 똥손인 제가 한 음식들이 제가 먹어도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가 뭣이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고, 맛이 이상할 때는 남편에게 sos를 합니다.

그러면 한입 먹어보고는 뭐가 필요한지 찾아서 척척 음식맛을 바꾸어줍니다. 그런 남편이 신기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직업을 잘 못 선택했어~ 요리사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

하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웠다면 어쩌면 아주 잘 나가는 요리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기는데요

오히려 그런 건 싫다고 하더라고요.


"자기야 항상 맛있게 잘 먹어주고, 잘 먹었다고 표현해 주어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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