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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연두 Nov 22. 2024

아침식사는 도전이다!

해가 떴다! 아침이다!

눈을 뜨고 일어나야 한다.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 일찍 일어나는 건 매일의 어려운 미션이다.

최대한 이불을 붙잡고 애걸복걸해 본다. 

"더더 자고 싶다고~~~!!"

정말 이제 더 늑장을 부리면 안 되는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일어난다.


아침의 시간은 오후의 시간보다 더 빨리 지나간다. 

일어났으면 그다음 미션! 하루 중 [난이도 상]의 미션! 아침밥 차리기에 들어간다.

요리에 관심도 흥미도 없는 나에게 아침부터 부엌은 재미없고 빨리 탈출하고 싶은 공간이다.

휴~~ 심호흡과 함께 부엌에 들어선다.

이제 오늘의 메뉴는 뭘 해야 하지??

매번 비슷한 메뉴들의 돌려 막기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오래전에 먹었던걸 떠올려야 한다.

그래 오늘도 주먹밥이다!!

주먹밥도 같은 주먹밥이 아니다!!

멸치와 김가루, 참기름, 소금을 넣어 만든 멸치 주먹밥!!

소고기와 양파, 김가루, 참기름, 소금을 넣어만든 소고기 주먹밥!!

햄과 당근, 양파, 김가루, 참기름, 소금이 들어간 햄 주먹밥!! 등등등~~~

거기에 나의 사랑과 정성, 하기 싫지만 아침을 만든 뿌듯함과 대견함도 한 스푼 얹어 낸다.


뜨거운 밥을 호호 불어 본다. 그리고 양손에 비닐장갑 장착!

세 아이의 아침으로 주먹밥을 하는 날은 양손신공을 발휘해야 한다.

양손으로 주먹 쥐듯이 꾹꾹 눌러서 삐뚤삐뚤한 주먹밥을... 세 개의  그릇에 나누어 담아준다. 

오히려 밥에 반찬을 주는 날보다 더 잘 먹기는 한다. 하나씩 쏙쏙 먹기도 편하고 좋아하는 재료들이  들어갔으니 잘 먹고 빈 그릇을 가져온다.

"그래 그래 나 자신 잘했어! 일단 아침 미션 하나는 성공했네!!!"

주먹밥!!!

방학에는 아침과 함께 점심미션도 같이 있다. 아!!! 어렵다!!

이럴 땐 정말 한 알만 먹어도 영양 만점에 포만감이 가득한 알약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혹시 이미 개발된 건 아닐까? 아니면 내가 만들어야 하나.."정말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


그래도 평일은 나은 편이다.

소풍을 가거나 특별한 날에 김밥이라도 싸야 할 때는 자면서도 긴장이 된다.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하고, 그래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나를 가장 긴장시킨 아침이 있었다. 그날은 자다가도 몇 번을 깨서 일어날 시간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바로 큰아이의 수능날 도시락!!!

미리 아이와 상의를 해서 메뉴를 정했다. 정한 메뉴는 계란찜과 팝콘치킨, 볶음김치였다.

"그래!! 할 수 있어!!"

수능 며칠 전 미리 도시락에 가져갈 메뉴를 만들고 담아보았다. 어느 정도 양이 필요한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내가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역시나 준비는 꼭 필요했다.

스텐으로 된 반찬통은 반찬을 담을 때 뜨거워 떨어뜨릴뻔했고, 처음 만난 보온도시락에 넣는 밥의 양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실전의 날!! 결전의 날!!

[아침은 김밥]이라는 미션도 동시에 있었기에 더 쉽지 않았다. 

계란 지단을 부치고, 햄과 맛살을 볶고, 계란찜을 하고, 볶음김치를 만들고...

김밥을 싸고, 도시락에 밥을 넣고... 그날의 나를 돌이켜보면 내가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손은 내손이 아니었다. 정신없이 무언가를 했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여러 번 챙긴 후에 산더미 같은 설거지거리를 쌓아두고 아이를 수능장에 데려다줄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날 연차를 낸 남편이 있어 좀 더 수월하게 실수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딸아! 수능 잘 본거지? 엄마는 내년에 또 도시락을 싸고 싶지는 않아"


아니구나!! 나에겐 아직 두 개의 도시락이 남아 있구나!!

둘찌와 세찌의 수능도시락! 

"우리 수시로 어떻게 안될까나!"


그래그래 수능이든 아니든 늘 아침은 먹어야지

다시 내일 아침에도 아침식사 미션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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