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힐러의 직장인 스토리 #06
1. 회사생활의 목표는 고과?
필자가 7~8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느끼는 회사생활에 대한 감정은 긍정적 시점보다는 전체적으로 부정적 편견들이 더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어쨌거나 경제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내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해서 월급을 받아가는 곳이다 보니 여러 상황과 사건들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회사일의 모든 상황과 사건(조금은 부정적인)들은 결국 이 제도 때문에 발생한 것. 직장계의 평가제도인 고과라는 것이 바로 그 녀석이다.
전반적인 인생 목표가 회사에서의 출세를 기대하고 고군분투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회사원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꿈꾸는 '일몽(一夢)'인 것이다. 하지만 그 원대한 꿈 역시 튼실한 라인(권력자와의 친분)과 높은 고과 평가 기반 역시 필수요소로 작용한다. 즉 회사생활에서 따박따박 받아가는 월급이 목표가 아닌 이상 대부분 직장인들의 생활 이유가 바로 이 '좋은 고과'를 위한 삶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2. 좋은 고과가 주는 장단점
고과 제도에 목매는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돈(Money)'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엔 총 5가지 Case의 고과 평가 유형(가~마)이 있다.
가고과 : (약 상위 10%) 특진 가능성 증가, 연봉 추가 상승 (높음)
나고과 : (약 상위 30%) 특진 가능성 증가, 연봉 추가 상승 (약간 높음)
다고과 : (평 고과, 90%) 연봉 기본 상승
라고과 : (하위 10%) 승진 누락 가능, 연봉 동결
마고과 : (하위 1%) 승진 거의 불가, 연봉 삭감
상기에서 언급한 상위 2개의 고과를 보통 상위고과라 하며 직장인의 좋은 고과의 주인공들이다. 가, 나 고과를 합쳐 상위 30% (10명 중에 3명까지)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며 이를 위해 우리는 경쟁구도의 1년을 치열하게 보낼 수밖에 없다. 메리트가 확실하다. 공개되지는 않지만 당장은 동일 직급, 동일 업무를 행한다 해도 상위고과자와의 연봉 차이, 미래의 직급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쉬운 예를 들자면 나와 동일한 해에 입사한 동기가 어느 순간 나보다 높은 직급을 지니면서 내가 존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수령하는 월급과 성과 보너스 등에서 적게는 몇백 많게는 몇천만 원까지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단적인 부분을 좀 더 심도 있게 들어가자면 사원에서 대리 승진을 위해서는 평 고과인 '다'만 3~4년을 취하면 된다. 즉 유별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무난하게 대리 승진이 가능하지만 대리에서 과장 승진 시에는 반드시 상위고과 획득이 필수 조건(4년 동안 나를 2번 혹은 가를 1번)이다. 즉 대리 때부터는 주변 동기들과 혹은 대리 선, 후배들과 성과적인 혹은 정치적인 경쟁을 통해 어떻게든 상위고과를 본인의 힘으로 따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경쟁 모드에 돌입하면서 생기는 여러 상황과 사건(초입에 언급한)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된다. 시기 질투가 근간이 되는 이간질 및 험담들은 당연시되고 업무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놓고 언급되는 정치질 앞에서도 너무나 착하면 소위 말하는 '호구'가 되기 쉬운 상황이 발생한다. 좋은 고과라는 명목 하에 철저하게 경쟁구도를 심어 놓음으로써 사측에서도 이익을 챙기고 좀 더 인재상에 가까운 인재들을 색출해내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3. 높은 지위, 높은 외로움
'일찍 고과 맛을 본 사람은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다'라는 말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좋은 고과가 주는 장점이 아주 특별한 꿀맛 같기 때문에 (필자도 겪어봤으나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음 해에도 이를 느끼기 위해 개개인들 간의 좋은 고과 받기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조금 더 고차원적인 경쟁, 이간질, 정치질 등을 위해 매년 전전긍긍 하다보면 어느 순간 높은 지위 높은 보직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그 Risk 뒤에 높은 외로움이라는 결과물 역시 함께 따르게 되었다. 부장님, 이사님 혹은 그 위 분들 중에 사원 대리급의 직원들과 쉽게 식사하는 경우를 보긴 드물다. 물론 품위를 위해 일부러 안 드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편파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외로움이 따라다니는 위치인 것이다. 또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 아래 불안감 역시 증대되다 보니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문제들의 발생도 윗선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물론 아래에서도 번아웃이나 직장인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는 빈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과제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 경제력과 연결된 직장 다니는 모든 이의 숙명인 것으로 여겨진다.
4. 해결방안
좋은 고과에 목숨을 걸든 회사에 큰 미련이 없든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엔 개인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크게 작용한다. 필자는 고과보다 조금 더 후자 쪽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 되었지만 양쪽을 모두 경험해 본 입장에서 확실한 사항은 본인이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고과를 받고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지만 가족이 나를 등지고 주변 지인들과 멀어지고 본인의 건강이 엉망이 된 입장에서의 그런 목표 달성은 의미가 없을 것이고 또 너무 고과에 미련을 두지 않아 대책 없는 경제생활은 인생의 활력과 의미를 얻기에는 너무 부질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암울함에 휩싸이기 쉬울 것이다.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기 마련이다.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경험해보고 무엇이 나한테 더 맞을지만 결정하면 된다. 설사 그 결정이 틀렸다 할지라도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너무 많은 욕심도 너무 없는 욕심도 부질없는 직장인 인생에서 전지전능한 신처럼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 정말 몇 안 되겠지만 편파적인 개인 사견을 제시해보자면 없는 것보다는 너무 많은 욕심을 내지 말라. 많은 적과 외로움과 고독감 속에 이룩한 4~50대의 높은 보직과 높은 고과들이 성공 잣대로 기능을 하는 기간은 길지 않다. 결국 100세 인생에서 회사 외의 나머지 생활을 어떻게 영위할 것인지 준비하기에도 빠듯한 요새 세상에 하루하루 스트레스로 보내기엔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고과를 위한 하루를 보내는 삶도 좋지만 남은 인생을 위한 하루를 생각해보는 삶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젊은힐러 루이
직장인 8년 차, 직장인을 위한 콘텐츠 강의 중
'나는 1인 기업가다' 매거진 칼럼가
<강의 Contents>
직장인을 위한 자아성찰
직장인을 위한 부동산 투자법
직장인을 위한 마인드 리프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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