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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 세상은 내편 Jun 07. 2020

인생에서 기회는 정말 세 번일까?

나깨순

요술램프 속 지니는 3가지 소원만 들어준다.

인생에서 3번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

 

누가 만든 규칙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만 3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왜 3번일까?


3번의 기회는 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큰 기회를 말한다.

그런 기회가 여러 번 올 수 있다면 간절한 마음이 들 수 없을 것 같다.


며칠 전 모임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다.

여행자로서 유럽을 가는 사람은 언제 다시 갈지 모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여행을 즐기려 한다.

반면 장기간 거주하는 사람이 그 지역의 유명 관광지를 안 가본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언제든 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것이다.

가끔 누군가 멀리서 와서 관광시켜줄 때 가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다시 귀국하기 한 달쯤 남겨놓고 못 가본 곳이 많다는 걸 알고 아쉬운 마음으로 급하게 관광을 한다고 말이다.


호주  빅토리아주의 유명한 관광지인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는 12 사도가 있다.

내가 워킹홀리데이로 멜버른에 있는 동안 초반에는 관광지를 많이 다니지 않았다.

몇 달 있을 테니 마음의 여유가 있었고 생활권 내에서만 다녔다.

어차피 모든 것이 낯설고 신선하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급한 것이 없었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도 있는 동안 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12 사도 중 하나가 무너졌다는 뉴스가 나왔다.

앞으로 12 사도 아니 11사도 10사도 9사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들과 바로 떠났던 기억이 있다.

1년을 보내고 떠나기 한 달 전 좀 더 여행할 걸, 좀 더 볼 걸 아쉬움이 많았다.

돌아오던 날 다시 와야지 했지만 10년도 훨씬 지난 지금도 나는 그곳에 다시 가지 못했다.

살아가다 보면 지난 다짐은 눈 앞에 놓인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그렇게 인생의 기회 3번이 타당성을 얻는다 한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안 가본 길도 많기 때문에  세 번에 내 기회를 한정시키는 건 아쉽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 기회를 놓쳤던 건 아닐까?

지금 내가 하는 결정이 한참 지나고 봤을 때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을까?

내게 온 기회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 걸까?


내가 생각한 결론부터 말하면 놓친 기회는 내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회는 외부에서 나를 향해 길을 만들어 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길을 내어 가 마주치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에 이어 쓰는 글인데 생뚱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어가는 과정과 생각을 녹이며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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