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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래 May 31. 2020

더치빵

나무껍질을 닮은

여섯 번째 빵.

 처음 본 빵의 이름은 더치빵. 오늘 만들어 볼 빵이었다. 왜 더치 빵인지 궁금하여 검색을 해 보니 네덜란드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빵이어서 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처음 만들어 본 빵이어서 어떤 느낌의 완성품이 될지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재료를 개량 하기 시작했다. 순서대로 재료를 넣고 반죽을 거쳐 발효한 후 더치빵이 되기 위한 모양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동그랗게 둥글리기 한 반죽을 넓은 종 모양으로 밀어내어 럭비공 모양으로 단단하게 말아 주었다. 2차 발효를 하는 동안 겉면에 발라진 쌀가루가 들어간 반죽을 만들어 내었다. 발효를 마친 빵 위에 흰 쌀가루 반죽을 바르는 느낌은 둥실하게 살이 찐 나의 얼굴에 하얀 팩을 얇게 펴 바르는 느낌이었다. 바닥에 흘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반죽을 바른 뒤 오븐에 들어간 더치빵은 빵이 구워짐에 따라 표면이 빠쟈쟉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빵의 주 재료와 다른 반죽이 빵의 겉면에서 갈라지며 모양을 내는 것은 신기한 모습이었다. 나중에 소보로빵도 이렇게 만들어지려나. 노릇노릇 구워 나온 더치빵의 겉면은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갈라진 쌀가루 반죽 이었다. 딱 커다란 나무의 껍질을 닮아 있었다. 나무가 빵이 된다면 이런 모습일까. 반으로 갈라낸 빵의 표면은 식빵과 같이 부드럽고 촉촉했다. 겉바속촉. 

 제빵학원 수업을 마친 후 기차역으로 갔다. 나를 만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내가 있는 곳으로 와준 지운이는 배가 고프다 하였다. 오늘 학원에서 만든 더치빵 한토막을 주고 빵을 우물 거리며 밥집으로 향했다. 처음 만들어본 더치빵은 앞으로도 자주 떠올릴 맛이었다. 식빵의 부드러움과 바게트의 바삭함을 함께 가지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오늘은 햇살이 뜨거워 살랑이는 바람아래에서 낮잠을 청하고 싶다. 이왕이면 멋진 나무를 닮은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더치빵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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