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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래 Jun 19. 2020

스위트롤

왕관 또는 꽃을 닮은

여덟 번째 빵 만드는 날.

 설탕과 시나몬이 적절하게 섞여 맛있는 맛과 향을 내는 스위트롤. 시나몬 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익숙한 빵이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언젠가 꼭 보아야지 하며 아껴 보기 위해 미루어온 영화였다. 그리고 얼마 전 설레는 마음으로 본 카모메 식당은 잔잔하게 마음에 남은 영화가 되었다. 각자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유영해 가는 모습은 지친 나에게 '그래도 돼'라고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언제나 '나의 삶은 나의 걸음 속도에 맞추어서 가기를'.이라고 되내어 보지만, 어쩔 수 없이 조급 해지는 나의 작은 마음에게 천천히 가도 된다며 말해주는 것 같았다. 처음엔 손님이 없던 헬싱키의 작은 가게에. 조금은 엉뚱하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마주친 인연들로 가게는 채워지고 점점 손님이 늘어간다. 새침하게 돌아서던 현지인 할머니 3명의 발걸음을 가게 안으로 이끈 것은 시나몬 롤이었다.

 넓게 편 반죽 위에 설탕과 시나몬을 섞어 흩뿌린 후 돌돌 말아주면 근사한 회오리 모양이 생긴다. 스위트롤이 구워질 때는 빵을 굽는 공간 가득 달콤하고 따뜻한 향이 채워진다. 카모메 식당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기에 훌륭한 향기였을 것이다.

 제빵학원 에서의 스위트롤 은 길게 말아놓은 시나몬 롤을 길고 짧게 칼집을 내여 부채처럼 펼쳐 모양을 낸다. 2개의 칼집이 들어간 것은  트리플 리프. 1개의 칼집이 들어간 것은 야자잎형 이다. 칼집을 잘 내주고 모두 한 방향으로 펼치는 것이 관건이다. 한 방향으로 부채처럼 펼쳐주면 제법 큰 꽃 또는 왕관처럼 보인다. 1개의 칼집을 내어 양 방향으로 펼쳐 주면 나비모양이 된다. 나중에 집에서 시나몬 롤을 만들 때에는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속 의 시나몬 롤처럼 커다란 설탕 알갱이를 얹어 내어도 멋진 식이 될 것이다.


스위트롤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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