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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훈 Jan 14. 2020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 생각하는 남자, 이렇게나 많다

독자들의 서평 모음


많은 분들이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을 읽고 서평을 써주셨다.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합쳐 60개, 인스타그램에 60개(태그로 검색하면 182개인데, '단독 리뷰'한 것만 계산) 가량의 글이 올라왔다. 매번 올라올 때마다 찾아서 읽어보고 있었는데, 막상 감사한다는 말도 못하고 지나갔다.


그래서 인상 깊게 읽었던 일곱개의 서평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내가 쓴 글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동시에, 책을 통해 소통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느끼게 해줬던 서평들이다.


1. 평화님의 서평

트레바리의 GD 독서모임 (GD는 Gender Discrimination인듯?)에서 내 책을 선정해서 읽었다고 한다. 부끄럽지만, 감사할 따름이다. 평화님은 독서모임의 멤버로서 리뷰를 남기셨는데, 페미니스트로서 주변 사람들과 부딪혀온 과정들이 하나하나 그려져서 마음이 아팠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지만, 그래서 남자들도 조금식 변화고 있다지만, 여전히 너무나 더디기만 하다는 걸 일깨워준 글이다.


2. 몽룡님의 서평


"신기하게도 이 책을 주변인에게(물론 여자들) 조금 보여줬을 뿐인데도, 얼마나 격한 공감들을 한다는게 신기하다. 그만큼 만연해있는 남자들의, 남자중심 사회에서의 여자들의 한이 많이도 눌려있던 거겠지"


몽룡님은 자신이 지금껏 겪었던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한다. 남자들은 몰랐던, 알아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는 몽룡님만 하는 게 아니다. 페미니즘 리부트, 그리고 <82년생 김지영> 발간 이후 정말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떤 남성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애써 외면하거나, 특수한 경험인양 취급한다.


이제부터라도 남성들은 자신이 몰랐던 삶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남성중심적 구조에 의해 나도 모르는 새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 구조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있었음을 반성해야 한다. 많은 남성들이 몽룡님의 글을 보고 느끼는 게 있기를 바란다.


3. 주인 장인주님의 서평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은 남성이 더 많이 봤으면 하는 책이다. 남성들은 대부분 '나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을 도구화하는 남성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그러한 문화가 얼마나 유해한지에 관해 무감각한 경우가 많다. 반성하고 변화해나갔으면 하는 메시지를 담았으므로 남성 독자들이 더 많이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 나눠으면 좋겠다.


주변 여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그들의 삶에 공감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누렸던 것들을 돌이켜보는 과정을 서술한 것이 인상 깊었던 글이다.


4. 카푸치노님의 서평


"여자도 사람이란 걸, 꿈꾸고 욕망하고 자기애가 충만한 '보통의 사람'이란 관점에서, 대등한 관계에 성공하는 남자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짧지만 책에 대한 정확한 평을 해주셨다. 결국 지금과 같은 '페미니즘의 시대'에 남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우리는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침묵'보다는 '연대'와 '참여'가 옳은 길이라는 것이다.


5. 춘리님의 서평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이 남성들에겐 여성들의 경험과 생각을 수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던 글이다. 춘리님의 불쾌한 경험들은 수많은 여성들이 겪어온 '공통의' 경험들인데, 이에 대해 남성들은 너무나 무지하다.


6. 메타님의 서평


"여성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그들은 정말 한없이 행복하기만 할까? 여성과 동등하게 관계맺는 법을 몰라 좌절하고 외로워하며 열등감에 찌들어 손쉽게 범죄자가 되어버린 남성들. 그들이 착각 속에서 억울해하든 말든 여성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다."


남성의 글이라서 읽기가 주저됐다는 메타님의 평은 솔직하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을 보면, '남자가 쓴 책이라서' 신뢰가 안 갔다는 평이 많았다. 어쩔수 없이 감내해야 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다 읽어주시고, 이렇게 서평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7. 이영주님의 서평


이 글은 엄밀히 말하면 서평은 아니다. 하지만 내 책을 인용해서 자신의 경험을 풀어 쓰셨기에, 나로서는 그 어떤 서평보다 감명 깊게 읽었다.


카페에서 일하면서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를 경험한 이영주님은 여성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사회("안 웃으면 욕해서요"), 여성의 외모를 습관처럼 평가하는 사회, 고백을 밥먹듯이 하는 사회를 지적한다. 만만해서 고백하는, 여성을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도 파악하지 못하는 남성들의 '관계 맺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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