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담 Mar 03. 2024

남편이라는 십자가

마음속 깊이 응원합니다

진진이 섭식장애 극복기인 "음식이 두려운 아이"로 연재를 마치고, "남편이라는 십자가"라는 제목으로 글 쓰기를 시작한 지 수 주차가 되었다.  주제를 '남편'으로 정한 것은, 이제 진진이 섭식장애는 종결을 하고 싶다는 욕심과 더불어, 가족의 일원이자 가장인데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자꾸 외면(?) 당하는 남편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보겠다는 내 의지의 발현이었다.  그렇지만, 쓰면  쓸수록 글 속에 남편의 단점이 담기게 되어, 본인이 읽게 되면 좀 싫겠다!라는 생각이 들던 차..,




제는 남편 회사 승진발표 및 2023년 보너스 확정액 레터를 받는 날이었다. 받자마자, 이번에도 본인의 타깃 보너스에서 30프로 가까이 더 받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사실 작년에는 50프로 이상을 더 받았던 터라, "뭐 세금 떼면 작년이랑 큰 차이 없겠네"라는 무신경한 대답이 불쑥 나가고 말았다.

내 불친절한 한마디에 남편 목소리에 힘이 빠져버렸다. "앗차!" 싶던 순간이었다.

나도 회사 다니던 꽤 긴 세월, 고과에서 A 받았던 건 두세 번 있을까 말까 했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었고, 승진에서도 크게 밀린 적이 없었는데도...) 승진해에도 A 못 받고 상대평가로 승진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남편은 그 힘든걸 매년 해내고 있음에도 내가 그 공을 알아주지 못했네. 열심히 하는 남편에게 타깃 이상의 보너스는 나에겐 디폴트 같아서, 그저 통장에 들어오는 세후 금액만이 궁금했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편은 어린 나이에 부서장이 되어 나이와 리더십 사이에서 힘들어하기도 했고, 성격 다 죽이고 윗사람들 맞추느라 고생하던 VIP 수행 시절도 잘 버텨냈다. 남들 다 논다는 외국 파견 때도 현지인과 밍글링 잘되어 업무 열심히 했었고, 파견에서 돌아와서는 적응이 쉽지 않아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잘 자리 잡았다. 이제는 어엿한 관리자가 되어 부서 직원들 열심히 챙기고 업무 하는 모습을 보면, 멋진 사회인이란 생각이 든다. 내 이런 마음 표현하지도 못하고 아무렇게나 말이 나가버려서 너무 미안했다.

진진이 건강에 집중하느라 남편 일은 신경을 덜 썼던 게 사실인데, 기도지향에 앞으로 남편 마음의 평화와 사회적 안정도 추가 하기로 한다. 진진이 건강 포함한 가정일은 내가 잘 해나 갈 테니, 일에 좀 더 집중하길! 보너스 들어오면 뭐 하나 크게 지릅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