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던 일을 합니다.
얼마전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몇 년간 그곳에서 운동을 했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몇 초 뒤,
나는 다시 원래대로 고개를 돌리고,
하던 운동을 이어서 했다.
화재경보기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울리기를 반복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 화재경보기의 알람은
단순한 오작동이라는 것을.
굳이 수리기사가 와서
고치지 않아도,
잠깐 울리다 만다는 것을.
살면서, 불이 났을 때
화재 경보기가 울렸던 경험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에,
우리는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실제로, 불길이 번진다던지,
검은 연기가 난다던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뛴다던지
하는 직접 증거없이는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
가짜 경보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도 마음에도
경보기가 장착되어 있다.
몸은 불편함, 고통이라는 신호를 통해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려,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도록
도움을 준다.
마음은 불안함, 슬픔, 우울함,
무기력, 분노라는 신호를 통해
우리 마음에 이상이 있음을 알려,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도록
도움을 준다.
우리 몸에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지만,
우리는 그 신호를 무시하고,
과식하고, 야식을 먹고,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운다.
심지어, 치아를 뽑은 날도,
수술하고 얼마 안 지났는데도,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우리 몸을 과신하는 탓이다.
그래도, 몸은 마음에 비해서
돌보고 관리하기가 더 쉽다.
식단, 운동, 영양제 등에 관한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 몸에 좋은 것을
줄 수 있다.
문제는 마음이다.
우리는 마음이 보내는 경보 신호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경보 신호를 보내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마음에 좋은 양식,
우리 마음에 좋은 운동,
우리 마음에 좋은 영양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한 번도 배워본 적 없기 때문에.
그저,
"잘 될거야. 힘내.
긍정적으로 생각해.
걱정 하면 뭐하니.
털어버려."라는 말만
들었기 때문에.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이유는,
마음에 응급상황이 오면,
그것을 수술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유능한 의사들에게 맡겨,
어느 단계에서도 고칠 수 있는
여러 희망들이 있다.
그러나,
마음은 심리 치료 몇 번 다니고,
정신과 약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고작이다.
마음이 보내는 경고는
단 하나도,
어떤 경우에도
무시해선 안된다.
마음 경보 시스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울리는지
자세히 알아야,
그에 맞게 대처할 수 있다.
몸과 마음에 울리는 경보 중
무시해도 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몸과 마음에 큰 불이 나면,
그 불을 끄는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혹독한 댓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건강과 마음을 크게 다쳤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