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세요?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면,
가서 앉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좌석의 한 가운데 자리가 나도,
서서 가는 것보다 낫기에
그 자리에 가서 앉는다.
어느 순간,
내 옆자리가 모두 비어서,
제일 끝 철봉까지 아무도
없는 때를 만난다.
그럴 때 난 즉시,
자리를 옮겨서
철봉으로 다가간다.
왜 그럴까?
온기만으로 따지면,
따뜻한 사람의 체온이
차가운 철봉보다 나은데
난 왜 한쪽 옆자리가 나면,
자리를 바싹 당겨서
철봉으로 다가갈까?
철봉을 만나고나면
왜 마음이 편안해지는걸까?
나만 그런걸까?
(아니다. 난 다 안다.
다른 사람들도 전부 그런다. ㅎㅎ)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린, 타인과 부대끼면서 살아가고,
그런 삶에 지쳐,
타인과의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나만의 공간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타인 없이 나 혼자라면,
외롭고 쓸쓸해,
따뜻한 온기, 따뜻한 말 한마디를
그리워하면서도,
또 어떤 때는
혼자이기를 원하고,
누구도 내 옆에 있지 않기를
원한다는 것을...
그 때가 잘 맞는다면...
그 적절함을 잘 알고
나와 거리를 잘 조절하며,
그때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한 날들이겠으나,
반대로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면,
삶 그 자체가 지옥이 아닐까...
외롭고 쓸쓸한 날에는,
텅빈 지하철 좌석이라도
혼자 앉기 싫은 날이 있다.
나 혼자라서...
외롭고 쓸쓸한 날에는,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서,
한 자리 뿐인
비좁은 그 자리로
엉덩이를 우겨넣는
그런 날이 있다.
나 혼자라서...
난 참 복잡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