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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선 Aug 23. 2022

또 하루의 시작이 좋은 이유

커피를 또 마실 수 있으니까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뭔가 작업 중일 때 늘 커피를 입에 달고 있는데, 나는 늘 밥보다는 커피가 더 당긴다. 그렇다고 주야장천 마실 수는 없으니 그게 인스턴트커피이든 내려먹는 커피이든 하루 최대 용량을 세 잔까지 정해 놓았다. 하루 세 잔을 먹는 횟수를 아껴서 더 이상 커피를 마실 수 없을 때쯤 커피가 더 간절해진다. 그럴 땐 커피를 타서 커피잔을 손으로 쥐고 코로 향만 흠뻑 맡고 분위기를 즐긴 후 커피를 버린다. 그것으로도 일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커피를 실제 마신다는 사실보다 마실 수 있는 커피가 눈앞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커피는 끓일 때 가장 행복하고 식어갈 때쯤 가장 슬프다. 또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신나는 이유 중 하나는 다시 커피 세 잔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커피를 대체하려고 각종 차도 구입해보았는데 늘 몇 번 입을 대다가도 역시나 커피로 돌아오게 된다. 커피의 공백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듯하다. 커피는 그냥 커피이니까 좋다. 오늘 아직 나에겐 두 잔의 커피를 더 마실 기회가 남아있다. 아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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