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할머니댁에서 점심을 먹는 장초딩. 팔순이 훌쩍 넘은 어머니에게 일주일에 한번 제일 이뻐라하는 막내손주 뭘 먹일지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인생의 낙인지 알기에 특별한 일 없으면 꼭 가서 맛있게 먹고 오라고 남편과 아이를 보낸다.
덕분에 나에게 주어지는 두세시간의 자유시간은 일주일에 한번 어머님이 주시는 감사한 선물ㅎㅎ
돌아온 장초딩에게 오늘 할머니가 뭐 맛있는 거 해주셨나 물었다.
"오늘 할머니가 뭐 맛있는거 해주셨어?"
"불안 스테이크"
"으응??" (이건 또 무슨 신메뉴?)
" 안심스테이크를 해주셨는데 고기가 너무 질겨서 맛이 없었어."
.... .... ....
"음 .. 엄청 불안 초조했겠구나. 그래도 할머니가 너 생각해서 해주신거니까 감사합니다 하고 먹었겠지?"
"당근이지."
남편의 추가 설명. 고기가 질긴게 아니고, 처음엔 어머니가 웰던으로 구워주셨는데, 맛없다고 해서 미디움레어로 다시 구웠더니 맛있다며 먹더란다. 장초딩 너 이제 덜익은 스테끼의 맛을 알 정도로 큰거니. 남자는 레어지. 암... 니가 맛을 쫌 아는구나. 매주 점심을 해주시는 할머니가 계심에 감사해. 이 무한한 사랑을 받는 시간이 앞으로 너의 인생이 힘들고 불안하고 막막해질 때 마다 안심할 수 있는 따뜻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될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