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아 Nov 19. 2024

모함하지마!


다니는 학교가 조금 먼 관계로 아침마다 엄마차에 실려 등교를 하는 장초딩.  20분 남짓 걸리는 고 짧은 시간을 어떻게든, 뭐라도 활용해보고 싶은 에미의 욕심으로 비몽사몽 만사 귀찮은 아이에게 어린이 신문을 꼭 들고 타도록 한지 몇년째이다. 사실 신문을 '후루룩' 훑어보는데 채 5분도 안 걸릴 정도로 대강 보긴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 시간이 쌓이며 얻어걸리는 단어 하나라도 더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계속하는 중.


오늘 첫면 기사가 한국이 조선 강국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이걸 가지고 뭐 그닥 대단히 거창한 시사적인 대화를 나눈다기 보다는... 대화의 흐름은 약 이러하다.




"엄마, 역시 우리나라는 조선 강국이지. 트럼프가 도와달라고 전화했데. 대박!"

"응. 맞아. 그러니까 우리가 남조선이잖아?"


한심한 듯 쳐다보는 장초딩 그러나 천연덕스럽게 이어가고


"그렇지 북조선 인민공화국에서는 이런거 못할 거야. 근데 엄마, 항공 모함은 일본이 먼저 만들었네?"


그런 걸 에미가 알고 있었을리 없지만, 마치 원래 알았던 척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 맞아. 일본이 원래 기술이 발달한 나라잖아. 그 왜...있잖아...뭐냐.. 메이지 유신이.."


메이지 유신 어쩌고....운을 떼긴 했는데, 짧은 지식으로 매끄러운 설명이 막혀 난감하던 차에 마침 (다행스럽게도ㅎㅎ)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고, 이번 신호를 못받으면 지각은 따놓은 당상이라 마음 급한 에미는 붕~엑셀을 밟아 "살짝"ㅎㅎㅎ 신호를 어기고 마는데....


"엄마!!!! 지금 모함??"


살짝 당황했지만... 역시 시치미 떼고..


"아냐. 이미 횡단보도에 들어선 이후였어. 신호 어긴거 아니라굿!!! 모함하지마!!"




대략 이런 식으로 매일 아침 등교길 차 안에서 벌어지는 우리만의 아재 개그 드립 & 아무말 대잔치ㅎㅎ 던지는 에미나 받아치는 아들이나.. 못말리지만, 너 아니면 어디가서 누가 이런 엄마의 개그를 받아주겠니....어린이 신문을 읽으며 오고가는 말장난 속에서, 매일매일 조금씩... 세상을 바라보는 너의 시야가, 너만의 세계가 넓어지길.

아침마다 신문 기사를 가지고 장난치던 엄마와의 이 시간을... 93.1 라디오 채널에서 함께 듣던 음악을 그리운 추억으로 먼 훗날 간직해주길. 그랬으면 좋겠다.

잘 자라고 있어서 감사해. 사랑한다 아들.

 


* 이하는 신문 기사이니 굳이 안 읽으셔도..^^;;;;


[초·고 / 꿀Bee경제 뉴스 속으로] 15세기 스페인, 17세기 영국… 21세기 ‘조선 강국’은 한국이래요

김지선 기자  knowing@chosun.com


트럼프는 왜 "한국 조선업과 협력하고 싶다"고 했나?

1400년대 포르투갈·스페인서 첫 철강 선박 제작
1921년 일본, 세계 최초 항공모함 선보여
韓, 1926년 첫 조선소 열고 선박 생산 세계 1위 올라

▲ 우리나라 조선업을 대표하는 HD현대중공업의 울산 조선소. HD현대중공업은 폴란드, 노르웨이, 영국 등 12국에 군함과 선박을 수출하며 내년부터 미국에 군함을 수출할 예정이다. /조선일보DB


▲ ① 1492년, 미국 땅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항해하던 배. /위키미디어커먼스 ② 1620년, 영국이 이민자를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수송했던 메이플라워호.

▲ /자료: 통계청,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배를 만드는 조선업(造船業)에 우리나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왜 하필 많은 나라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도움을 요청한 걸까요?

현재 한국이 세계에서 배를 가장 잘 만들기 때문이에요. 배의 역사는 8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나뭇조각을 끈으로 묶어서 배를 만들었어요. 이들은 배 위에서 물고기와 조개를 잡았어요. 이때부터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돛단배와 전투에 쓰이는 배가 만들어졌답니다. 배가 본격적으로 무역에 쓰이기 시작한 건 800년 대 이후부터예요. 중국 송나라는 비단, 소금, 대나무, 도자기를 배에 실어서 일본에 수출했거든요.


그런데 나무로 만들어진 배는 수십만 t(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라앉았어요. 이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배에도 철 등 단단한 소재를 입혔어요. 그 결과 1400년대 말, 철강으로 만들어진 선박이 등장했죠. 1492년, 현재 서인도 제도를 발견한 콜럼버스는 스페인 여왕 이사벨 1세에게 받은 산타마리아호를 타고 바닷길을 항해했어요.


영국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에 세계 최초로 100명이 넘는 이민자를 태워 북아메리카 대륙까지 수송했답니다. 17세기에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이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해 군함을 만들었죠. 군함으로 막강한 전투력을 뽐내며 아프리카, 페루, 볼리비아 등 식민지를 빼앗을 수 있었죠. 1800년대 후반 일본이 비행기를 싣고 나를 수 있는 군함을 처음 만들어내면서 조선업에 큰 획을 그었어요. 그러던 1926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조선소가 들어섰어요. 이후 현대, 삼성, 한화 등 조선업 계열사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튼튼한 선박을 만들어냈죠.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선박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세계 1위 조선 강국에 올랐어요. 우리나라 대표 조선소로 꼽히는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군함을 비롯해 LNG선, 컨테이너 선박도 1년에 1000척 이상 만든답니다.  <2024.11.19 일자 어린이 조선일보 인용기사>

월, 수, 금, 일 연재
이전 25화 불안한 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