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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um Mar 16. 2021

독일의 WG (Whonheim Gemeinschaft)

김치를 끊었다

독일에는 16개 주가 있고 각 주를 Bundesland라고 칭한다. 학생이 자기가 사는 주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 그 주에 속한 모든 도시를 Regional Bahn이라는 빨간 기차를 포함한 U-Bahn 과 S-Bahn, 버스가 학생증만 있으면 공짜로 탈 수 있다. 독일인의 30%만 대학이라는 고등교육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하는 기간에는 제도적으로 혜택을 받는 경우들이 많다. 학생이 아닐 경우는 기차표가 비싸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짜서 2주일 전에 Angebot Tiket을 사면 저렴하게 살수 있고 기차를 타고 다른 Bundesland로 이동을 많이 하는 경우는 일년에 한번만 결제하는 50유로정도 되는 25%짜리 Bahnkarte를 사면 더싸게 살 수 있다. 그리고 주말과 오후 7시 이후이면 지인 한명을 동반할 수 있고 주말에 여행을 위해 다른 도시를 그룹으로 간다면 20유로 안팎으로 아주 싸게 다닐 수 있다. 그래서 독일은 학생이 되면 천국이라는 말이 있다. 학생이라 미술관 입장료도 싸게 살 수 있다. 독일은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이다 보니 일주일에 한번은 공짜로 입장할 수 있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많아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예술적 감각과 관점들을 비판하고 미학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참 많다.

난 이런 문화를 습득하면서 좀 더 예술의 모양을 구체화 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사는 집에 친구들도 학교 친구들이고 과는 다르지만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친구들과 같이 독일 생활한다는 것이 감사하기만 하였다.




독일은 한국과 다르게 전세는 없고 월세나 공유하우스들이 많다. 학생 신분인 젊은 사람들은 돈이 없으니 공유하우스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는 문화가 많다.  독일의 임대방식은 3개월 월세정도의 보증금을 내는게 보통이다. 내가 사는 집은 보증금 없이 월세만 주고 들어갔고 주방과 욕실, 세탁실이나 주택이면 마당도 같이 사용하면서 거기서 아침 브런치도 먹고 잔디가 있어 텃밭도 가꾸기도 한다.

이렇게 큰집을 통째로 학생들에게 임대해서 학생들끼리 모든 집문제를 주인을 안거치고 해결하면서 살아는 그런 WG에서 살았다. 일년에 2번정도는 같이 사는 사람들이 하루동안 대청소를 하였다. 집이 오래되어서 수전이나 조명이 고장난 것을 고치고 지하에 창고를 다시 정리하고 잔디를 깍거나 공용으로 쓰는 거실에 필요한 것을 돈을 모아서 다시 사는 그런 것을 주인을 안거치고 우리끼리 다 할 수 있다. 물론 그전에 주인이 그렇게 해도 좋다는 계약조건에 한해서다. 단독으로 사는 집인 Wohnung(원룸이나 투룸, 쓰리룸 등)을 주인과 계약해서 살 경우는 누수나 집에 문제가 생겼다면 주인에게 알리고 조치를 받으면 된다. 집을 계약할때 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대처하면 된다.

독일은 일년에 한번 내는 Nebenkosten이 있는데 전기세가 비싸다 보니 처음에 월세를 계약해도 기본보다 전기세나 물세가 많이 나오면 추가로 더 내야하는 경우이다. 반대로 집에서 잠만 자거나 해서 전기를 많이 쓰지 않았다면 오히려 돈을 받을 수 있다. 임대사업으로 분류가 되어서 WG라고 신고를 하면 세입자 월세에서 다 제하는데 세금까지도 세입자가 내게 되는 그런 제도로 이루어진다.


독일에서 학교 다닐때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혼자 사는 원룸보다 싼 WG(Wohnheim Gemeinschaft)라는 욕실이나 주방, 거실 등을 공동으로 같이 쓰는 하우스에 인텨뷰를 보고 친구들과 살았다. 기숙사도 있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 근처는 기숙사가 없었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는 WG를 살기로 했다. 학교 학생들로만 같이 쓰는데라 전부 독일인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일말과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 이런 공유하우스는 베를린에서도 살아봤기 때문에 어색하거나 신기한것은 아니었다. 처음 독일 생활을 시작한 베를린에서도 WG를 살았지만 지하에 성인클럽이었고 클럽을 운영하는 사람이 집 주인이었다. 조용한 밤 시간에 음악소리때문에 잠을 설쳤고 옆집에 사는 남자는 담배를 많이 피워서 항상 집안이 쾌적하지 않아서 처음 이 집계약을 도와준 한국분께 한바탕 따지기도 하였다. 나중 베를린 집을 이사갈때 주인한테서 보증금을 별별 이유로 반밖에 못받고 다음에는 이런 실수가 없게하기 위해 집계약을 할때는 주인과 같이 사는 사람이 중요함을 알았다.


내가 학교때 사는 WG는 남자와 여자들이 각각의 방에서 살면서 식사나 여러 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의를 하고 무엇보다 일년에 두세번 정도 집과 외부에서 작품 전시를 위해 회의를 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친구들 덕분에 많은 경험과 도움을 많이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공용주방에서는 냉장고를 같이 쓰는터라 나의 자리에는 음식냄새가 나는 김치같은 것은 보관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지금이야 김치가 많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많이 사먹기도 하지만 2011년정도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도 모르는 친구들이 있었다. 독일은 전기세가 비싸니 따로 냉장고를 사지는 못하게 하였다. 지하는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와 세탁기와 건조대가 있었고 마당은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커타란 탁자와 의자들이 있다. 내 방은 2층 구석에 있었는데 복층으로 이루어진 그런 방이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과 한 겨울 따뜻하게 몸을 누울 수 있는 그런 집이면 된다는 독일 생활의 각오가 있었기에 여유가 없는 학생신분의 나를 위한 방은 불편했지만 나름 아늑하고 편안한 방이었다. 독일은 방을 계약하고 관리비 인터넷 설치나 집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리 쉬운것만은 아니다. 너무 느린 시스템이기에 난 이런 문제들을 대신 해결해줄 수 친구들이 있는 그런 집이라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했다. 매달 하우스마스터에게 월세만 보내면 되고 인터넷도 되고 씻을 수 있는 욕실과 조리하고 빨래를 하는 지하 공간에서 한달에 보증금도 없는 210유로면 너무 싸게 사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야 아르바이트와 학교생활에  작품전시 활동까지 해야하기에 내가 아낄수 있는한 최대한 아껴야 해야했다.




한 여름 내 방에 있는데 친구가 문자가 왔다. 근처 호수가에 놀러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너무 더워서 호수가에서 수영하러 간다고 했는데 얼른 준비하고 친구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갔는데 친구 한명이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어봤다.

“선, 우리는 호수가에서 모두 다 벗고 수영하는데 넌 그렇게 할 수 있어??”

“아니아니.. 그러면 난 못가. 너네들끼리 잘 놀다와.”

그러고는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그냥 방으로 돌아왔다. 친구들끼리 모두 벗고 아무런 창피함이 없이 그렇게 즐길 수가 있는것이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궁금해서 너두 혹시 남여사우나를 가봤냐고 독일인 제부한테 물어봤다. 나의 제부는 안가봤고 독일 사람들이 다 가는건 아니란다. 이유는 오픈하고 안하고로 쿨하게 취향대로 가는것 같지만 자기는 독일인지만 그 문화가 이상하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친족결혼이 있다면 독일은 남여 혼탕이 있어서 간혹 지네들끼리 유치하게 놀리면서 싸운다고 한다.


독일에서의 공유하우스 삶은 장단점이 있었지만 학교 다니다 아플때 병원을 가도 차도가 없다가 김치찌게와 한국음식을 먹고 나아지는 걸 느끼고 4년만의 공유하우스를 이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한국음식을 마음대로 해먹을 수 있는 집을 학교에 다니는 아는 동생의 결혼으로 그 집에 이사를 가게 되면서 나의 독일인과의 동거는 끝이 났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그 집의 독일인들끼리 돈을 모아서 찜질사우나까지 거실한켠에 만들어서 사우나를 서로 즐긴다고 했다. 어린 친구들의 손재주와 생활력이나 독립성은 신기할 정도로 대단하였다.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하는 독일 친구들의 습관과 사고방식은 나에게 영향이 되어 자극시켰고 30대인 나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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