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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맹글 Nov 28. 2020

생망고의 유혹

자르는 비법을 알고 싶어요

과일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하는 나에게 슈퍼 물가가 싼 독일은 황홀하다, 가령 과일이 물 맛 같을지라도.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가격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던 과일을 많이 먹게 된다. 대신 한국에서는 쉽게 먹던 사과, 배, 수박, 딸기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동양배는 없고 사과와 수박은 너무 물 같으며 딸기는 씨가 너무 딱딱해 먹고 나면 입천장이 다 헐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석류, 서양배, 블루베리, 키위, 납작 복숭아,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생망고를 거진 슈퍼 갈 때마다 사는 것 같다.


처음 생망고를 접한 건 하와이에 갔을 때인 거 같다. 그때 사과나 배처럼 망고를 깎는 나의 모습을 보고 하와이에 사시는 이모님이 얼마나 웃으시던지. 그렇게 깎는 게 아니야, 이리 줘봐, 하시며 깎아주시는데 무슨 마법을 보는 것 같았다. 중간에 있는 그 큰 씨를 어떻게 그렇게 요리조리 피해 발라내시던지, 나는 아무리 해도 지금까지도 불가능하다. 거기다 마지막 피날레인 망고 뒤집기 기술까지. 큼직큼직하게 사각으로 잘린 망고를 배어 물었을 때의 그 황홀함이란,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미숙한 나의 실력으로 난장판이 된 생망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아직 이모님 흉내도 못 내는 기술인 생망고 자르기 기술을 나는 언제쯤 할 수 있게 될까? 손에 익을 때까지 열심히 망고를 먹다 보면 자연스레 언젠간 나도 가능해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생망고를 잘라본다.


그리고 보니 여기서 내가 고른 과일들은 대부분이 열대과일로 독일에서 나는 건 거진 없구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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