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3일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 지난 목요일은 특히 뚜벅이들에게 서울 단풍의 대단원과 다름없었다. 노랑은 자연이자 계절로서 가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노랑에 가까운 색이었다. 갈색과 붉은색 중간 어딘가 있는 모든 나무의 잎사귀들 역시 마찬가지로 어우러졌다.
오랜만에 신은 가죽 구두가 오른발을 눌러 비록 걸을수록 아팠지만, 걸은 만큼 보이는 강북의 나무들과 화창한 하늘이란 사소한 신체의 아픔쯤이야, 하며 멈출 수 없이 신이 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