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15분을 바꿨더니 달라진 것들

질문을 품고 잠드는 습관에 대하여

by your philosophy

하루의 끝은 대부분 비슷했어요.

침대에 누워 별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스크롤하다가, 어느 순간 잠들어 있는 거예요.

그렇게 눈을 감기 직전까지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짧은 영상 몇 개와

'오늘도 뭘 한 거지'라는 흐릿한 자책뿐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어제의 고민이 그대로 이월된 채 하루가 시작되고, 또 같은 패턴으로 하루가 끝나고.

매일이 리셋되는 것 같으면서도 실은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했어요.


잠들기 직전에 던진 질문을, 자는 동안 뇌가 조용히 풀어낸다는 거예요.


의식이 손을 놓은 시간에 무의식이 대신 일한다는 것.

반신반의했지만, 마침 머릿속이 복잡하던 시기라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는 익숙한 업무 환경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낮에는 바빠서 깊이 생각할 틈이 없었고, 밤에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정리가 안 되었어요.

그래서 잠들기 전, 딱 하나만 정했습니다.


'내가 정말 두려운 건 변화 자체일까, 아니면 지금의 안정을 잃는 것일까?'

이 질문을 노트에 적고, 더 이상 답을 찾으려 애쓰지 않은 채 그대로 눈을 감았어요.


다음 날 아침, 꿈의 내용을 선명하게 기억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날 밤과는 감각이 달랐어요.

안개가 한 겹 걷힌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두려운 건 변화가 아니라, 후회할까 봐 두려운 거구나'라는 생각이 아침에 샤워하다가 불쑥 떠올랐어요.

밤새 의식적으로 고민한 것도 아닌데, 어제보다 방향이 조금 더 선명해진 느낌이었어요.

며칠 더 이어봤어요.


매일 밤 하나의 질문을 정하고, 노트에 적고, 그 질문을 품은 채 잠드는 것.


거창한 루틴은 아니었어요.

길어야 10분, 짧으면 5분이면 충분했어요.


흥미로웠던 건 아침의 변화였습니다.

꿈을 또렷이 기억하는 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어요.

대신 전날 밤의 질문에 대해 어렴풋한 방향 감각 같은 것이 생기더군요.

논리적으로 정리된 답이라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쪽이 조금 더 분명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돌이켜보면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업무에서 도저히 풀리지 않던 문제가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실마리가 보인다거나,

밤새 고민하다 지쳐서 잠들었는데 일어나니 생각이 정돈되어 있던 순간들이요.

다만 그때는 우연이라고 여겼을 뿐, 의도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결국 달라진 건 하나예요.

잠들기 전 15분의 쓰임이 바뀐 거예요.

스마트폰을 스크롤하며 하루를 흘려보내는 대신, 질문 하나를 골라 적고 그것을 안은 채 눈을 감는 것.

그것만으로 아침이 달라졌어요.

어제의 고민이 그대로 이월되는 게 아니라,

한 뼘쯤 앞으로 나아가 있는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좋은 질문은 그 자체로 방향을 틀어주는 것 같아요.


답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질문을 품고 있는 것만으로 생각이 조금씩 움직이니까요.

오늘 밤, 지금 마음에 가장 크게 걸리는 질문 하나를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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