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궤도 1호
관객의취향에서는 매일매일 글쓰는 모임 '글의궤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의궤도 멤버들의 매일 쓴 글 중 한편을 골라 일주일에 한번씩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매일 쓴 글의 일부입니다.
엄마 vs 아빠
짜장면 vs 짬뽕
산 vs 바다
머리 vs 꼬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대답해봤을 최대 난제들이다.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 닥전(닥치고 전자) 또는 닥후(닥치고 후자)로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둘 중 그 무엇도 아닌 경우가 가~끔 있다.
나는 대부분의 선택지에서는 닥전 또는 닥후와 같이 호불호가 명확한 편인데, 붕어빵의 머리냐 꼬리냐를 선택할 때면 그 어떤 것도 아니라고, 닥몸(닥치고 몸통)을 외친다.
아니, 나처럼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건지 왜 선택지에 ‘반 갈라서 몸부터 먹는다’는 없지?
사실 붕어빵을 반 갈라서 먹게 되면 양손을 다 써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손은 머리 반쪽, 다른 한손은 꼬리 반쪽을 들어야 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 손을 사용해서 붕어빵을 내방식대로 즐긴다. 붕어빵 한 마리를 먹는 내내 밀가루와 팥 앙금을 함께 입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은 배를 갈라서 팥이 많은 부분에 머리와 꼬리를 찍어 먹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머리를 베어 물 때 팥 앙금이 거의 없는 사태를 피할 수 있고, 배 부분에만 팥 앙금이 집중포화 되어있는 상태 또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좋은 점은 붕어빵을 양손으로 먹을 때는 붕어빵을 좀 더 진심으로 대하는 느낌이랄까- 한손으로 먹으면 다른 한손은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딴짓을 하면서 붕어빵을 '섭취'하는 기분이라면, 양손에 붕어빵을 쥐고 팥 앙금을 적절히 머리에 추가할때면 딴짓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면 작은 간식에도 좀 더 진심을 담는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
꽤나 그럴듯한 논리라면 여러분도 오늘 하루쯤은 붕어빵을 반 갈라 먹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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