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by yuriana

내가 목이 마르면
내 입이 먼저인 것을

그 긴 세월 그녀의 우물은
나보다 식구 입에 먼저 넣어주느라
메말라버렸네

우물에 물이 채워지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하늘의 도움도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닌 것을

홑벌이 고된 몸
으스러져라 이 악물고 버텨
간신히 붙든 세월이다

쉴 새 없이 길어가는 손이
여러 개라
금방 바닥을 보이고 마는

처량한 신세

사랑하는 혈육이
떠나가는 날에도
우물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하니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가
대신해서

세차게 울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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