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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Dec 22. 2021

대만생활_ 酒窖子, 푸항또우장, 리우마마, 쯔린딤섬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4


" 타이완에서 타이완비어를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4


酒窖子, 阜杭豆漿(푸항또우장), 劉媽媽涼麵(리우마마량미엔), 

頂好紫琳蒸餃館(즈린딤섬)



 어디인지 모르겠다. 이삿짐을 다 옮긴 날, 대만 친구에게 고마움의 한 턱을 사기로 해서 집 근처로 찾아 들어간 이자카야.

아마 정신이 없어서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데려갔나 보다. 친구가 일본음식을 좋아해서 (일본도 좋아한다.) 그를 위해 특별히 이자카야로 대접했다. 

 대만인들은 일본을 참 좋아하는데, 그 역사적 배경이 너무 궁금해서 대만 역사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이 또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의 한 맥락이겠지... 책에 의하면 대만은 식민지배를 연속적으로 당해온 나라기 때문에 식민지배에 대한 분노가 한국보다는 덜하다고 한다. "지배"당함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게 아니라 그 각각의 나라들이 지배하는 과정 동안 얼마나 잘했느냐 못했느냐, 대만인들을 얼마나 괴롭혔느냐, 경제성장을 얼마나 이루었느냐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에 관련해 더 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차마 인터넷상에는 적지 못하겠으니 한국 친구들과 소소하게 술자리에서 떠들어야겠다.



#酒窖子 #타이베이 와인바 




타이베이 와인바의 야외석에 앉았다. 퇴근 후 비가 추적추적 오길래 미니 언니는 집에서 쉰다고 하고... 나는 심심해서 집을 빌려준 대만 친구와 늦은 시간에 와인이나 한잔 마시러 나왔다. 테라스 위로 비가 세차게 쏟아져 내렸다. 씁쓸한 와인과 어울리는 날씨 그리고 빗방울 투둑 하는 마찰음까지 너무도 완벽한 삼박자임에 내심 계속 이 자리에 앉아 있고 싶었지만, 대만 사람들은 비 오는 것도 추운 것도 싫어하기에 솔직히 친구가 식당 내부로 옮기자고 하면 하는 수 없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는 오히려 내게 물어보았다. 


"비가 오는데 우리 밖에 앉아있어도 될까?" 


나와 같은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이 친구가 더욱 좋아졌다. 해외출장이고 뭐고 가지 말고 나한테 타이베이 곳곳을 더 소개해주면 좋으련만...

아직까지는 대만에 와있는 생활이 너무 완벽하고 행복한데... 이 순간이 깨지는 날도 분명 오겠지? 






#阜杭豆漿 #푸항또우장 #鹹豆漿 #油條 #燒餅




 주말 아침, 친구와 푸항또우장에 왔다. 푸항또우장은 이연복 셰프도 다녀갔던 곳으로 한국에서 꽤 유명한 것 같다. 미쉘린 표시도 있다. 나도 여행 때 몇 번 와보고는 했는데, 별다른 맛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이 집은 자꾸 생각이 남이 맛집임이 분명하다. 

 鹹豆漿, 豆漿, 油條, 燒餅을 시켰다. 鹹豆漿 시엔또우장은 우리나라의 순두부와 비슷한 맛이 난다. 짭조름한 두유이다. 또우장은 일반 두유맛. 요우티아오는 말 그대로 밀가루를 길게 튀긴 것.  燒餅 샤오빙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데, 여기에 계란이나 요우티아오를 추가해서 먹을 수 있다. 나는 보통 샤오빙에 계란+요우티아오를 추가해서 요우티아오는 빼서 먹는다. 

 푸항또우장은 샤오빙의 두께를 정할 수 있다. 두꺼운 것을 먹을 건지 얇은 것을 먹을 건지 골라 먹을 수 있기에 더 좋은 것 같다. 

주말이라 하더라고 관광객이 현재 다 빠져있기에 한 20분 정도 줄을 서고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지금 시기에 많이 먹어둬야지...



#劉媽媽涼麵 #리우마마 #리우마마량미엔 #량미엔 #涼麵 #대만식냉면



저녁 12시, 출출하던 참에 친구가 야식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차를 타고 향한 곳은 바로 여기! 

한적한 길목에 아무 상점도 없을 것 같은 그런 곳에 젊은이들이 잔뜩 서있었다. 모두 나처럼 야식을 먹으러 한밤중에 나온 사람들 같지는 않은 차림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친구의 말에 따르면 여기가 신의취 근처여서 술자리나 클럽에서 만난 젊은이들이 1차를 마신 후 요깃거리를 하러 자주 오는 곳이라고 했다. 涼麵량미엔은 처음 먹어보았다. 꼬들한 차가운 면에 오이가 썰어져 올라가고 그 위에 참깨 맛이 나는 소스를 뿌린다. 그리고 蛋花湯을 추가로 시켜서 량미엔과 함께 먹는다. 


첫 입에 반해버렸다. 고소한 소스와 은은하게 나는 마늘향. 그리고 상큼한 오이의 마무리까지.

목이 막힐 때쯤에 마시는 계란국. 

량미엔은 이제 나의 소울푸드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잔치국수 마니아여서 후루룩 후루룩 한입 가득 왕창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 대만의 잔치국수는 바로 이것으로 정할 것이다. 


친구에게 이 집이 특별히 맛있는 것인지 아니면 량미엔 자체가 맛있는 것인지 물었다. 

친구는 량미엔 자체도 특별히 맛있지만, 이 집도 매우 유명하다고 했다. 그래서 관광지가 아니고 이렇게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거라면서. 


위치를 보니, 차가 없이 대중교통으로 나 혼자 오기에는 확실히 무리였다. 일단 다른 량미엔 집을 찾아본 후 이 집이 맛집이 맞다고 판정이 나면 택시를 타고라도 올 것이다. 




#頂好紫琳蒸餃館 #大餅捲 #鮮肉蒸餃 #炸醬麵 #鍋貼



중샤오 푸싱에 대만식 맛집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 


다들 중샤오 푸싱에는 일식, 양식, 카페 등등이 유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기는 정말 대만 찐 맛집이다. 

대만식 짜장면 炸醬麵과 만두, 그리고 저 전병 大餅捲 하나면 끝장이 난다. 酸辣湯 쑤안라탕도 많이들 먹는데, 나는 입에 맞지 않아서 싫어한다. 

 만두는 궈티에 鍋貼 (군만두)랑 위에 내가 시킨 찐만두 蒸餃 가 있다. 사람들은 군만두를 많이 시킨다.

여기는 언제 가든 항상 줄이 길게 있다. 그렇지만 줄은 금방금방 빠지니 15분 넘게 기다려본 적은 없다.  

오동통통 쫀득한 짜장면과 소고기 전병을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또 먹고 싶다. 






즈린 식당을 다 먹고 나와서 집에 가는 길

왠지 지쳐서 택시를 탔다. 

배도 부르고 대만 음식 잔뜩 먹고 다니니 살도 찌고, 이제 슬슬 운동도 알아보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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