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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Apr 22. 2022

대만생활_*핸드폰분실소동*, 동파육덮밥, 건굉우육면

" 오늘의 분실사고: 핸드폰, 교통카드 "

              - 뚱땅뚱땅 분실매니아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10




*핸드폰분실소동*, 誠品咖啡(eslite cafe), 鄭記豬腳飯(동파육덮밥), 采宏牛肉麵(건굉우육면)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월요일. 퇴근 후 버스를 타고 미니 언니랑 송장난징역에 케이크가 맛있다는 카페에 가려다 버스에서 놓고 내렸다. 

어디 구석에 떨어진 건지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근처 따거따 통신사에서 일주일짜리 유심을 사고 그분들께 버스회사에 전화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패닉이 된 내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직원분은 열심히 버스회사에 전화를 해주셨다. 버스회사에서는 버스가 회차하면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저녁은 먹어야겠다 싶어서 그 와중에도 맥날 포장해와서 먹고 속이 허해서 라면까지 야무지게 끓여먹었다. 파이구지 라면은 대만 친구가 맛있다고 추천해 준 건데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화요일. 겨우 출근을 해서 업무 번역을 도와주시는 대만 직원에게 버스회사에 다시 한번 전화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내가 해도 되지만, 어버버한 누가 봐도 외국인 목소리로 물어보면 제대로 안 찾아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실례임에도 직원분을 귀찮게 했다. 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두 시간 뒤쯤 버스회사에서 핸드폰을 찾지 못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이폰도 아니고 갤럭시 핸드폰이어서 누가 가져갈 것 같지는 않았다. 무조건 버스 안에 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더군다나 신호음도 계속 가고 있었다. 

언어 교환을 했던 경찰 친구에게 연락을 했더니 흔쾌히 도와준다고 했다. 자기가 전화해 주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또 못 찾았다고 말하면 퇴근 후 같이 방문해 주겠다고도 했다. 삼성 계정에 내 핸드폰 찾기를 안 해놔서 그 방법도 불가해 보였다. 

그런데, 내 비밀번호 찾기, 로그인했다 로그아웃하기 등등 이것저것 삼십분째 붙들고 늘어지니, 갑자기 계정 찾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내 핸드폰의 위치가 떴다. 버스 회차로. 바로 거기에 있었다. 

다시 직원분께 요청해서 말해달라고 했는데, 버스회사에서 들은 체 만 체를 했다. 아마 찾기가 귀찮았겠지... 거의 10분마다 배차가 있는 차량이어서 버스 수도 많기도 할 것이다. 거길 다 돌아다니며 찾아주기에도 확실히 무리는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경찰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며 거기에 확실히 있다!라고 말했더니 경찰 친구가 자기가 전화해 보겠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찾았다고 30분 뒤에 연락이 왔다....!!! 

디지털 시대 만세!! 경찰 권력 만만세!!!




퇴근하자마자 잃어버린 내 핸드폰을 찾으러 바로 그 버스를 타고 회차지점으로 향했다. 두근두근 대는 마음에 손을 만지작대다 우연히 손가락을 봤는데, 이게 뭐지? 손이 주황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인터넷에 주황색 손을 검색해 봤더니 무시무시한 답변들이 나왔다. 그리고 습진이라던가 피부병에 관한 이야기들은 정말로 대만은 습해서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핸드폰을 찾은 기쁨도 잠시, 나는 다시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버스회사에 가서 5초 만에 핸드폰을 찾고, 찾은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나는 바로 피부과로 향했다. 

의사선생님은 내 손가락을 이리저리 살폈다. 돋보기로도 보고 알코올 솜으로 닦아도 보고 

그리고 모르겠다고 하셨다. 

 � 

그렇지만 피부병은 아닌 것 같다고...






誠品咖啡 eslite café


경찰 친구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얻어서 다음 언어 교환 때 내가 맛있는 것을 사주려고 했는데, 극구 계속 괜찮다며 그냥 카페에서 수업이나 하자고 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경찰 친구가 잘생기지 않았으면 나도, 이건 아니다. 사줄 건 사줘야 한다. 밥 먹자. 내가 쏘겠다!며 데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막무가내로 갔겠지만.....경찰 친구가 잘생겼기 때문에, 내가 자꾸 싫다는데 밥 먹자고 하는 게 좀 ..... 좀 .... 그랬다. 좀 많이 그랬다. 변태 누나가 된 것 같은 기분. 

그래서 몇 번 이야기하다 그냥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번 달에 왔었던 101근처의 성품 서점 eslite cafe.창가 자리에 앉으니 뷰가 너무 멋있었다. 101도 딱 보이고. 커피랑 시나몬롤 시켜서 오랜만에 셀카도 찍고 감성 샷도 남겨보았다. 

그리고 경찰 친구가 곧이어 도착해서, 열심히 중국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집으로 갔다. 


열심히 중국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집으로 갈 수 있을 뻔했다. 


^^.... 교통카드를 찍고 지하철에 앉아있었는데, 출구에서 다시 찍고 나오려니 요요카가 보이지 않았다. 

또 잃어버렸다. 3월에 한 번 잃어버리고, (6만 원 정도 날려먹고) 

어제 금액 충전했는데 또! 잃어버렸다. 

핸드폰도 잃어버리고!!!! 대체 무슨 정신으로 사는 건지!!!!!!



그래... 핸드폰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 스스로 다독이며 그냥 얌전히 하나 더 샀다. 그리고 이제는 초등학생처럼 목에 걸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카드 목걸이도 같이 샀다. 미니 언니가 출근길에, 그게 무슨 초등학생이냐며 놀렸지만 더 이상의 금전적 손실은 진짜 내 통장 잔고를 초딩의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으므로 스스로 반성하며 주홍 목걸이처럼 걸 것이다. 내 인생, 교통카드 분실은 다시는 없으리. 






鄭記豬腳飯 동파육덮밥 / 采宏牛肉麵 건굉우육면

시먼에서 혼자 맛집 투어.



여행객들이 맛있어하는 코스로 두 군데 돌아봤다. 동파육 덮밥집이랑 우육면 집. 

한 끼에 나 혼자 먹은 것이다. 양심상 우육면은 고기를 빼고 먹었다. 

* 우육면 : 고기가 들은 우육면

* 우육탕면 : 고기가 없는 우육면

둘 다 내 입맛에는 맛있었지만 위생 신경 쓰는 사람은 가면 안 된다. 

가게가 더럽다.

-

사담

주말이 왔다. 평일 내내 열심히 밀린 글쓰기를 했다. 

주말은 안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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