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온하고도 마음은 소란스러운 주말

by 윷스

오랜만에 청첩장 모임이 있어서 동아리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 초록 잎이 돋아나려고 하는 벚꽃과 동백과 유채꽃과 매화와 이름모를 하얀 꽃이 만개하던봄 날, 날은 너무나 평온하면서도, 내 마음은 여전히 온통 딱딱하게 굳어 소란스럽기만 하다.


가장 친한 친구와의 드라이브마저도 괜시리 어색하게 느껴지는 요즘.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안녕을 건네야하는 이 마음이 대체 왜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무엇이 나를 이토록 경직되게 하는 것인지 알길이 여전히 없다.


주절주절 꺄르륵 꺄르륵 웃고 떠드는 대화들이 나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 잊어버리게 될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오랜만에 만나서 노는 이 기분은 또 좋다.


사람을 좋아하고 원하면서도 사람이 밉고 싫다. 내가 마음을 주지 않아도, 무한정 침묵하고 있어도 누군가가 나를 온전히 안아주고, 말을 건네줬으면 좋겠다. 아주 밝은 목소리로 나를 불러줘서 나를 무장해제시켜줬으면 좋겠다.


'무장해제' 시켜주는 사람, 요즘은 너무나 서로를 조심스러워하면서 다가가기 어려워 하는 사람보다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정작 나는 그렇게 되지 못하면서.


파란 하늘, 싱그러운 초록잎들, 떨어지는 벚꽃들 속에서 아주 평온함을 느끼면서도, 무탈함을 느끼면서도 내 마음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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