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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 Aug 03. 2019

파리 힐링 스폿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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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임신한 상태로 첫 유럽여행을 갔을 때, 제일 기대되었지만 가장 실망한 곳이 파리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자주 보던 건물들과 거리들은 상상 그대로 아름다웠지만, 거리에서도 실내에서도 담배연기를 마구 마셔야 했던 임산부의 예민함이 실망의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예상보다 춥고, 축축한 여름 날씨와 쌀쌀맞은 파리인들도 한몫했었고요.

투덜거리며 빨리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 파리에서도 잠시 오래 머물고 싶었던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뤽상부르 가든이었어요. 바쁜 여행 일정에도 공원에 널브러져 있는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책을 읽는 척 손에 들고, 사람들과 풍경을 한참 구경했었죠. 특히 네모난 나무가 너무 매력적이라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복슬복슬, 길고, 네모난 강아지 같았달까? 그리고 그 강아지의 털 하나하나가 바람과 함께 살랑이며 춤을 추는 것 같았어요. 그걸 보면서 힐링이란 걸 경험했던 것 같네요. 걷고 또 걸어서 피곤하다 못해 화가 났던 여행 중 아주 잠깐 ‘ 여기 살아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입니다. 바라만 봐도 상쾌한 그린 컬러에 귀여움까지 장착했으니 누군들 기분 좋아지지 않을까요! 요즘처럼 생각이 많아 더 좌절스러운 날에는 저 공원 의자에 앉아 한없이 멍을 때리고 싶습니다.




힐링 준비물:

편한 신발, 물, 책

멍 때릴 준비가 되어있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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