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부분의 겨울 바다는 참 한적하고 고요합니다. 차가운 겨울바다는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저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에 바다를 가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딱 한 번, 겨울 바다를 보고는 그 후로 매년 겨울바다를 보러 갑니다. 겨울바다는 여름 바다처럼 찬란하진 않지만, 왠지 모르게 사람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설레거나 행복한 느낌은 안 들지만, 마음은 차분해지고, 머리는 맑아져 복잡했던 것들이 모두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일 년이 다 지나갈 무렵, 혼자 또는, 아무 말 없이 같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와 겨울 바다를 보러 갑니다. 그저 모래사장을 걸으며 세찬 바람을 맞는 것도, 모래 신경 안 쓰고 털썩 주저앉아 바닷소리를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바닷바람이 매섭고 차가우니, 담요로 작은 요새를 만들고, 보온병에 담아 간 따뜻한 코코아로 따뜻함을 유지하세요. 담요 아래, 손잡아 줄 사람이 옆에 있다면 더 행복하겠지요?
힐링 준비물:
두꺼운 외투, 따뜻한 코코아, 보온병, 담요, 찬 손 녹여줄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