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에 무엇을 하냐는 말에 도서관에 간다고 하면...
평일에도 도서관에 있는데 쉬는 날에도 도서관에 가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아마도 제가 서비스를 해야 하는 상황과 서비스를 받는 상황이란 미세한 차이가
질문을 하시는 분께는 보이지 않으셨나 봅니다. 이런 경우 그저 웃으며 화제를 돌립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힘들어서 쉬어야 한다와 심심하다입니다.
왜 이 모순적으로 보이는 두 말이 공존하는지 종종 의문이지만... 심심하지 않게 쉬는 방법에 대하여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듯합니다. 내일 친구를 만나면 그 방법을 찾았는지 물어볼까 합니다.
여러 휴일들 중 하루처럼 오늘도 도서관에 와서 멍하니 있기도 하고 부탁받은 원고를 작성하기도 하고 학기 중 있었던 활동을 바탕으로 생각도 좀 정리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나 바쁘게 시간을 보내던 중에 갑자기 갑갑증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갔더니 비가 내립니다.
별생각 없이 선물 받은 커피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우산을 들고 설렁설렁 카페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커피를 받아 들고 돌아오던 중, 커피 한 모금을 마시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우산 위에 작은 물방울들이 끊임없이 생기고 깨지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눈이 부셔서 우산으로 가리고 가던 가로등 빛에 물방울의 움직임이 선명해지고 우산의 푸른빛에 맞춰서 제법 예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모습이 재미있고 이대로 그냥 들어가도 갑갑증이 다시 도질 듯하여 커피를 반정도 마실 때까지 마냥 서 있었습니다.
일상 중 재미라고 하는 것은 일상에서 숨은 조각들을 발견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친구 녀석의 쉬는 날에도 숨겨진 조각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