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은 골목길 거리음악을 좋아해 ~
골목길 MZ세대들은 거리음악(Street music)을 특히 즐기는데, 다양한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거리로 나와 버스킹을 하며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하며 음악에 대한 그들의 꿈을 키워 나간다. 거리 음악은 대학로가 원조이지만, 현재는 홍합 거리(홍대+합정)가 대표적인 음악 거리로 떠오른다. 여전히 클럽, 힙합, 인대밴드인들이 찾는 젊은 음악인의 거리로 불리며 지난 20여 년간 클럽과 인디밴드 문화를 주도해왔다. 많은 뮤지션들이 음악 장르의 다양성, 독창성과 창의성을 담아낸 커다란 용광로 역할을 했다.
거리 음악, 버스킹 소재 영화를 꼽으라면?
음악영화에 관심 많은 이라면 대체로 다음 영화들을 손꼽을 것이다. 원스(Once), 비긴 어게인(Begine again), 씽 스트리트(Sing Street),,, 모두 길거리 뮤지션과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다. 저 예산 영화들이지만 원스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했고, 비긴 어게인, 씽 스트리트도 나름 선전했다.
방송사 라이브 뮤직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 은 우리 유명 뮤지션이 해외 도시를 순회하며 현지 광장, 거리에서 외국 관객과 호흡하며 거리공연을 하는데 시즌 3까지 이어졌다. 다양한 유럽 각국의 시민들이 낯선 한국 노래와 한국 뮤지션들의 공연을 진지하게 관람하며 공감하는 장면이 퍽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전설(뮤지션)을 담아낸 거리들
음악을 소재로 한 테마거리는 동네를 물씬 매력적으로 만든다. 한때 이태원이 디스코, 나이트클럽으로 전성기였던 시절 전국의 청춘남녀들이 몰려들며 불야성을 이루었다. 유명한 뮤지션 스타들이 여기에서 출발했다.
홍대 거리는 힙합과 클럽 DJ의 전당이었고 지금도 현재 진형이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하남 미사리는 통기타 가수의 라이브러리 카페로 명성을 날렸다. 지금은 도시개발로 자취가 사라졌지만 분위기 있는 카페거리는 커플들의 드라이브 중간 기착지였다.
지금 우리 전국에는 음악으로 유명한 동네, 골목이 여럿 있다.
대구 ‘김광석 거리’ / 성남 분당 ‘신해철 거리’
한국인이 사랑하는 손꼽는 가수, 너무도 짧았던 음악인생을 살았던 김광석. 그의 테마거리는 대구 근대골목이 낳은 히트 상품이다. 대구 중구를 살려놓은 효자 상품이다.
대구 방천시장 둑 옹벽만 덩그러니 남은 골목, 생기 잃은 전통시장이 말해주듯 쇠락하는 마을이었지만 지역 상인과 예술가들이 나서면서 문화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야외 공연장도 생기고 김광석을 테마로 한 거리 벽화가, 한 켠에는 골목 방송 스튜디오가 꾸며졌다. 골목골목에 김광석의 주옥같은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음향시설도 갖춰졌다.
먼지가 되어, 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 이등병의 편지, 어느 60개 노부부 이야기,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어나,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어느 곡하나 빠트릴 수 없는 주옥같은 명곡들이다. 아이돌 그룹이 익숙한 요즘 MZ세대들도 혹 그의 노래를 알까? 아날로그 세대에 청년시절을 보낸 우리는 김광석의 노래, 가사에 우리의 청춘과 젊음으로 즐기고 아픔과 한계를 위로받았다.
김광석 거리는 생전의 그가 다시 부활해 온 듯, 순식간에 많은 관광객들이 물밀 듯 몰려들었다. 실내 공연장에서 김광석을 빼다 박은 듯한 모창가수가 지역 명물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의 애잔한 인생 스토리와 히트곡들이 결합되며 엄청난 관광 콘텐츠가 되었다.
대학가요제 출신 보컬그룹. ‘무한궤도’의 신해철을 떠올린다. 그 역시 너무도 짧은 인생을 살았다. ‘마왕’ 신해철, 팬들은 그에게 가왕 조용필에 버금가는 닉네이밍을 붙여 주었다.
그대에게,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안녕, 나에게 쓰는 편지
성남 분당에는 신해철의 기념 거리가 있다. 그를 추모하기도 위함이지만 낙후된 골목의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이 역시 김광석 테마거리가 모델이 되었다.
2018년 초에 준공한 이 거리에는 신해철 음악작업실, 추모 가벽, 음표 가벽, 동상이 세워져 있다. 매년 팬들이 모여 작은 행사도 열고 음악축제도 개최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열기가 식어가는 느낌이다. 평범한 기존 상가거리에 인위적으로 꾸며진 듯한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탓이다. 뮤지션의 생애 흔적과 방문객의 교감도 거리가 있다. 단순히 유명 스타와 지역의 매칭이 성공방식이 될 순 없다.
광주 ‘김정호 거리’ / 사직동 통기타 거리
광주시 북구에는 70~80년대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한국 포크송의 천재 가객이라 불린 김정호를 추억하기 위한 ‘김정호 거리’가 있다.
‘이름 모를 소녀’, ‘하얀 나비’등 그가 남긴 명곡 50여 편이 아직도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북동 수창초등학교와 인근 생가터에서 이르는 1.3km의 특화거리에는 ‘김정호 동산’이 조성되고 ‘하얀 나비’ 악보 조형물이 배치됐고 음악다방, 김정호 ‘추억의 길’을 내고 개장 시에는 ‘김정호 추모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광주 사직동은 통기타 거리로 유명하다. 이 지역이 예전에 많은 포크송 가수들을 배출해 낸 스토리에 기인한다. 매년 통기타 음악축제가 열리고 많은 젊은 뮤지션과 팬들이 함께 하며 지역 명물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1인 스타와의 결합이 아닌 ‘통기타 문화’를 화두로 하고 있기에 지역주민과 많은 음악팬들이 공감하고 있다.
음악 특화거리는 매력 있는 콘텐츠임엔 분명하고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수 있다. 다만 섬세한 콘텐츠, 스토리텔링, 교감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한다. ‘차별화’ 없는 따라 하기 식이 아닌 지역의 특색과 아티스트의 스토리를 잘 접목시켜 추진해야 한다.
■ 황홀한 골목을 위.하.여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