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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현 Jan 18. 2022

귀여운 소금 빵을 닮은 사람들

: 화려하지 않고 단조로워도 괜찮다. 우리만의 매력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무슨 빵 좋아하세요?


커피와 빵을 좋아하는 나는, 카페에 '베이커리'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일단 호기심이 생기는 편이다. '정말 베이커리 카페 일까?' 내 기준에 베이커리 카페는 카페 안에서 빵을 직접 만들어야 하고, 빵의 종류가 많아야 한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찜해  놓았던 베이커리 카페에 왔던 적이 있다. "무슨 빵을 먹을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고민이다.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빵이 있지는 않았지만 유독 눈에 들어왔던 건 귀여운 소금 빵이었다


크로와상을 닮아 있었고 한때 누군가 소금 빵을 먹으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저 나도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던  찰나였다. 소금 빵 하나를 골랐다.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에 심플해 보이는 표정, 소금 빵을 잘라서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행복을 잊지 못한다. '이렇게 심플한데 매력이 있다니!" 작고 귀여운 첫 소금 빵과의 만남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소금 빵을 두 개나 더 사 올 정도로 매력 있는 소금 빵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소금 빵 있나요?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특별한 풍경을 지니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는 소금 빵이 매력적인 카페였다. 기 끔 소금 빵을 먹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소하고 짭짜름한 매력, 귀여운 외모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게 신기한 매력이었다. 소금 빵이 보이지 않아 소금 빵이 있냐고 물으니 소금 빵이 없다고 하신다. "좋아, 다음에 다시 와야지!" 소금 빵 하나가 어찌나 매력적이었던지, 오늘 나는 다시 소금 빵을 만나러 왔고 두 개 남은 소금 빵 하나를 골라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고 귀여운 소금 빵의 매력을 느끼러 온 이곳인데 노트북 하나가 말썽을 부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을 씨름하며 기운이 빠졌고 다시 소금 빵 한입을 베어 물고 힘을 내본다. 소금 빵의 매력은 무엇일까, 작고 귀여운 외모는 물론 억지로 많은 것들을 넣어 화려하지도 않지만 본연의 매력을 잃지 않는 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소금 빵을 닮은 사람들

어쩌면 나는 소금 빵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외모가 화려한 편도 아니고 또래들처럼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화려하게 꾸미는 법에 관심이 없는 동글동글하고 심플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어떤 이는 '이 나이쯤이면 명품 가방 하나쯤은 있어야지'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사실 내 관심사는 아니라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누구나 아는 명품을 제외하고는 사실 명품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할 뿐이라 누군가 나에게 브랜드명을 이야기할 때마다 알지 못해 대화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명품 하나를 살 바에는 제주 여행을 몇 번 더 다녀올 수 있겠군'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명품과 사치 품목보다는 나에게 필요한 것들에 관심이 더 많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 꾸미는 것보다 그저 나에게 필요한 것들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일 뿐이니까. 그래서일까, 내 주변에는 명품보다는 사람 냄새가 가득한 사람들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더 좋다. 비슷한 삶을 살고,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안아주는 이들. 우리는 소금 빵을 닮은 사람들이다


소금 빵을 닮은 우리를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어떤 이의 기준에서는 우리는 꾸미지 못하는 사람 일 수 있고, 어떤 이의 기준에서는 그저 심플함을 넘어선 단조로움을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모두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잘 꾸미지는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단조롭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자신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작고 귀여운 소금 빵을 만나는 날, 나는 더 나다워지는 하루를 보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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