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말에 상처를 잘 받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 그럼에도 다정한 말들을 곁에 두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by 윤슬
나는,
사소한 말에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이다

내가 타인의 한마디에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연인 사이에서도, 친구사이에서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사소한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내 마음과 다르게 오해가 생겨 상대가 무의식 중에 상처가 되는 말을 건네 기도 했고, 어떤 때는 그저 장난이라고 건네던 사소한 말이 상처가 되어 내 마음을 콕콕 찌르기도 했다


내가 예민한 사람인가, 내가 사소한 말에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던 날

'아마도 그럴 수 있겠다'라는 결론이 나온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 듯 깊은 시간이 모여 있었다.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언니와 동생과는 '야' 라며 종종 싸우기도 했지만, 부모님은 다르셨다. 삼십 년 동안 우리 부모님은 아무리 화가 난 상황이라도 "야!"라는 말을 쓰지 않으셨고, 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최대한 아끼며 우리를 키워주셨다


온실 속의 화초는 아닐지라도 다정한 말들을 듣고 자란 들꽃을 닮아 있던 나였다


내가 타인의 말에 상처를 더 잘 받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의 근육을 키워 내야 하듯 말에도 근육이 있지 않을까. 내가 들어왔던 말에 익숙해져 있을 테고, 자주 듣지 못했던 부정적이거나 상처가 되는 말들에는 더 예민했던 것 같다. 내가 평생 들어왔던 말들은 그저 '딸 덕분에 행복하네, 고마워, 수고했어'라는 긍정적인 말들이 대부분이었기에 타인이 건네는 말들이 더 예민하게 들렸을 테고, 상처를 주는 말들이 나에게는 흡수가 더 잘되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사소한 말에 상처를 받았나 보다


여전히 수많은 관계 속에서 타인이 주는 말에 상처를 잘 받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사소한 말에 상처를 잘 받는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을 수 있듯이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우리의 마음도 아파 올 수 있으니까. 사소한 말에 상처를 잘 받는 우리이지만, 반대로 타인에게 말로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우리이기도 하니까


말의 다정함을 믿는 우리는, 그저 더 넓은 다정한 말들을 곁에 두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에도,
타인에게도,
말은 늘 신중할 수 있도록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 내가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

"함부로 판단하고 함부로 말하지 말 것!"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고민을 들을 일들이 생기곤 한다. 누군가 나를 믿고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자신의 고민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자세히 듣지 않은 상태에서 함부로 판단을 하거나 함부로 조언을 하는 일을 경계하는 편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않고 내가 상대방의 상황을 함부로 판단하고 말하는 것을 조심하는 편이다

의도하지 않았고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선한 마음도, 가끔은 잘못 전달되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니까. 모든 타이밍을 믿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 대화의 타이밍이 엇나가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을 남길지도 모르니까. 늘 조심하려고 노력하지만 나 역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과 말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내가 상처받는 일을 타인에게 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해' 스스로에게 하는 말들도, 타인에게 하는 말도 모두 나에게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에 조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소한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말의 다정함을 믿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더 다정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시간들이기를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보다 일상을 다정하게 만들어 주는 말을 건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