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연애보다 중요했던 진짜 연애는

: 타인과의 연애에 힘을 빼고 나와의 다정한 연애에 마음을 둘 것

by 윤슬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이 연애하고 싶은 이상형을 꿈꾸곤 한다

나 역시 늘 마음속에 그려왔던 이상형들이 있다. 외모적으로 잘생기고, 키가 크면 물론 좋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작정 말을 놓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고, 나를 제대로 알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마음만 강요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고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선한 사람에게 마음이 끌렸다


내 이상형이 세심할수록 연애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몇 번의 만남으로는 내 마음을 단정 지을 수 없었는데, 몇 번 만나지 않은 상태로 그 사람의 '진짜' 행동들이 보여 시작도 하지 않은 채 끝나는 일이 많았다. 20대의 나는, 연애를 한 경험이 많이 없다는 사실이 걱정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늘 '연애는 언제 할 거야?'라고 물어왔지만, 20대에 꼭 연애를 많이 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던 지난날들이었다


20대의 연애보다 30대의 연애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20대의 연애는 대부분 외적인 부분이나 하나의 포인트에 감동을 받아도 시작된다면, 30대의 연애는 조건이 높아지기보다는 조건이 넓어져 꽤 많은 부분이 비슷해야 연애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각자의 취미 생활이 어느 정도는 비슷해서 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결혼에 대한 시기와 가치관이 서로 비슷한 지도 중요해진다. 주변만 봐도 20대의 연애보다 30대의 연애는 심플해진다. 20대는 서로를 알아 가는 연애를 한다면, 30대는 서로 잘 맞는 사람들과의 연애를 선호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니까



우리 커피 한잔 할래요?



어느 날은 아는 언니의 추천으로 지인 추천 비슷한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대감보다는 비도 오고 쉬는 날 내가 꼭 어색한 사람과 커피를 마셔야 할까?라는 의문이었지만 약속을 취소할 수 없어 뚜벅뚜벅 우산을 쓰고 그를 만나러 갔다. 어색한 공기가 흘렀지만 꽤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를 보기 위해 찾았던 영화관에서 많은 것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직원에게 카드를 한 손으로 건네며, 직원의 작은 실수에 순간적인 짜증을 냈고 나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늘 내 이상형은 타인에게도 공손한 태도가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다

몇 번 보지 않은 나는 타인의 모습을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그나마 타인의 진짜 모습을 조금이라도 아는 방법,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을 관찰하는 일이었다. 타인의 진짜 일상 속 모습은 생각지 못한 순간에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식당에서 이모님을 부를 때의 모습과 계산할 때 계산하는 모습을 꽤 유심히 바라보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 다정한 사람들이었다,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다정함을 여전히 좋아한다



20대의 연애보다 중요했던 것은, 나와의 연애


20대의 나는, 연애에 대한 간절함 보다 '인연은 언젠가는 나타날 거야'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저 귀여운 20대의 귀여운 꿈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분명했던 이상형의 조건이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게 되었지만, 다행히 나는 백마 탄 왕자님을 찾겠다며 길을 헤매지 않았기에 나와 더 친해지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다


20대의 알콩달콩한 연애를 했던 기억은 없지만 홀로 떠나 나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시간들이 더 값진 경험이 되어 오늘의 내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곤 한다. 돌이켜보면 20대의 깊은 연애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대의 더욱더 중요했던 것은 나와의 연애였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는지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어떤 일을 할 때 힘들어하는지

나와의 깊은 연애가 나를 더욱더 나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20대의 나는,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기도 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속상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타인에게 의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었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 후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홀로 서기에 성공했을 때, 내가 혼자 있어도 행복하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진짜 인연을 바라보는 눈이 생길 테니까


20대의 시간이 흐르고 30대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 오늘,

20대에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믿어온 경험 덕분에 오늘도 나와 연애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진짜 나와 마주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가끔은 혼자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쉬는 날이면 카페에 앉아 나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하곤 한다. 타인을 알아 가는 일 또한 소중하지만 내가 나를 알아 가는 일 또한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오늘의 나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힘이 되곤 한다


타인을 향한 다정함보다 나를 향한 다정함을 우선순위에 둘 것, 나를 온전히 마주하다 보면 타인을 마주할 수 있는 다정한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타인과의 연애보다 중요한 것은, 나와의 깊은 연애이니까. 오늘도 다정한 나와 연애를 할 수 있는 하루이기를, 그 누구보다 깊게 마주해야 할 사람은 나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