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파도가 찾아와 나를 뒤흔들었다

: 나를 뒤흔들어도 괜찮다, 한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니까

by 윤슬

학창 시절부터 나는 늘 좋아하는 게 분명한 학생이었다


좋아하는 과목이 분명해서 좋아하는 과목만 성적이 높았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분명해서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유독 깊었다. 무언가 꿈꾸는 일을 좋아했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며 살아왔다. 대학교 학과를 정할 때도, 내 꿈을 그리며 과를 정했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도 내 꿈들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던 20대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수없이 많은 파도를 마주해야 하는 곳이었고,

20대 수없이 많은 파도가 나를 휩쓸어 버렸다


내 꿈들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걷다가도 높은 파도를 만나 휩쓸려 버리면 정신을 차릴 수 없어 꿈과 멀어 지곤 했다. 세상이 야속하기만 했다, 나는 내 꿈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싶었을 뿐인데 생각지 못한 높은 파도를 만나면 파도를 즐기지도 피할지도 몰랐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미움만 커져 갔다



높은 파도가 나를 뒤흔들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가끔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내 꿈을 잃는 날들이 많아졌다

현실에서의 삶이 버거울 때마다 내가 꿈을 생각하는 일조차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꿈을 만나러 가는 길이 흔들리더라도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내 꿈을 위한 곳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높은 파도가 휘몰아쳤고 나를 뒤흔들었다




첫 번째는, 생각지 못한 높은 파도를 마주 했을 때였다

대학병원 비서실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유독 유난스럽게 까칠한 교수님의 담당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 교수님에게 결재를 받는 일도 두렵게 느껴졌고, 이메일로 짧게 보내는 업무 지시도 버겁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A선생" 이라며 나를 부르던 유난스러웠던 교수님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믿고 업무를 부탁하기 시작하셨다. 어느 시점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늘 나를 찾았고 내게 까칠하기보다는 그저 털털한 교수님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교수님은 늘 나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챙겨주셨고, 늘 나와 소통하고 싶어 하셨다. '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까칠하기로 유명한 교수님이 나를 인정해주신 덕분에 하나의 짐을 덜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나 보다, 생각지 못한 다른 교수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업무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는 일, 또 미안했는지 쿠키 한 박스를 사 와서 자리에 놓고 가는 길. 혼란스러웠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던 그가 무섭게 느껴졌다


퇴근을 하면 내일이 두렵게 느껴졌다. 꿈을 생각할 겨를 조차 없이 그저 시한폭탄 같은 그를 만나야 하는 일이 내게는 버거웠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을 봐도 우울하고 속상했다. 참고 버티려 할수록 내 눈은 자꾸만 눈물을 흘러나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생각지 못한 높은 파도를 만났고 잘 흘러가고 싶었지만 결국 나는 생각지 못한 파도에 휩쓸려 버렸다




두 번째는, 높은 파도는 다시 나를 찾아온다


대학병원에서 퇴사를 했을 때도 마음은 늘 불안정했다. 다음 회사에서도 비슷한 사람을 만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취업이 되지 않아 불안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 길. 합격 발표가 날 때까지 긴장을 늦츨 수 없었다. '합격'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몸의 긴장이 풀렸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내 꿈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내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바라면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일, 성장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나는 영업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적만이 돈이 되는 영업 사원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또 한 번 파도에 휩쓸렸다. 이번에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했지만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차가운 겨울을 보냈다. 동료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지만, 결국 온전히 성장은 내 몫이었기에 높은 파도가 잠잠해졌을 때쯤 나는 웃으며 안녕을 외칠 수 있었다



높은 파도가 나를 흔들었지만 그럼에도


20대의 삶은, 높은 파도를 만나는 일이었다

다행히 높은 파도를 빠져나왔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파도가 나를 덮치곤 했다. 어찌 보면 안정적인 삶을 바라기보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도전했기 때문에 더 높은 파도를 만났던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왜 이 정도 밖에 안될까' 라며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던 날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두려워서 사람을 피해서 홀로 있던 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높은 파도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날들이다. 높은 파도를 만났던 나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했다. 높은 파도를 만난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부족하고 약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으니까. 20대의 나는, 많이 힘들었을 테고 많이 아팠을 테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여전히 학창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로 꿈을 꾸는 사람. 나는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일로 성장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해 나가는 중이다. 살다 보면 또 높은 파도가 나를 뒤흔들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괜찮다. 오늘의 나는, 파도를 타는 법을 아주 조금은 알고 있으니까


우리는 살다 보면 수없이 많은 파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이 흔들릴 테고, 많이 넘어질 것이다. 그 속에서 많이 울게 될 것이고, 많이 속상하고 아프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괜찮다. 여전히 흔들리는 삶 속에서 우리는 나라는 사람을 알아 가면서 나와 더 깊어질 테니까. 우리의 삶은 높은 파도가 나를 뒤 흔들릴 때마다 나와 조금씩 깊어지는 중이니까


우리 높은 파도가 찾아와 나를 뒤 흔들 때면 반갑게 맞이해 주자. "그래! 나에게 한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군"이라는 단단하고 다정한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