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만족도
2020년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만 해도 모두가 혼란에 빠졌었다. 어느 정도의 치사율과 감염률 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학교 행정은 올스탑이 되었고 1주일 간격으로 비대면 연장 발표가 올라오고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었던 그 시점에...! 또 새로운 알바를 구했다.
양산시 안에 위치한 물금읍의 매력에 푹 빠진 나로서는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학교 공지만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기엔 힘이 빠졌다. 만약 대면으로 변경되더라도 주말에 오고 가며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알바로 구했다. 엄마 집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이자 엄마 회사 1층에 위치한 '카페 051'에서 주말 미들 알바를 구하길래 얼른 지원했다.
면접과 동시에 바로 근무 시작이 확정되었고 레시피를 받아 교육 일정을 잡았다. 부부 사장님이 함께 하시는 곳이었는데 인상이 좋으셔서 예감이 좋았다. 역시나 지금까지 했던 모든 알바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시간이었다. 토요일은 주로 직원 언니와 여자 사장님과 함께 일하고 일요일은 남자 사장님과 일을 했고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시간도 딱 적당했다. 사장님들은 내 밥을 걱정해주시며 점심도 자주 챙겨주셨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 사람도 많이 몰리지 않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외롭지도 않고, 창문 너머 물금 경치를 보고 있으면 여유로워지고 좋았다. 카페 창업을 새로 시작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서 일이 생각보다 풀리지 않아 사장님들이 힘들어했지만, 두 분 다 긍정적이시고 성실하셔서 같이 으쌰 으쌰 하며 일을 했다.
다시 타지로 올라가야 했기에 6개월 정도 일을 하고 그만두었다. 만족스럽게 좋았던 만큼 아쉬움은 남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선 그만두는 게 맞았다. 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물금에 가는 일이 생기면 카페에 들러 사장님들과 수다를 떨곤 한다. 사장님께서 주말 알바 자리를 계속 비워두고 있다는 농담에 다시 돌아오면 주말에 꽂아달라고 말을 해두었다. 내년에 시간이 나면 주말에 꼼지락 일을 해봐야겠다..!
알바를 떠나 물금에서 지내는 동안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다는 걸 깨달으며 릴렉스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계획대로 모든 게 풀리진 않았지만 교환학생이라는 목표를 향해 투자했던 영어 공부 시간, 그리고 돈을 모으기 위해 했던 다양한 경험들은 어디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영어에는 자신감이 붙었고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그렇게 카페 경력을 원했었는데 바로 편한 곳에서 일은 하지 못했어도 돌아 돌아 대형, 개인, 프랜차이즈 등 굵직한 카페 이력들을 남겼다.
평일에는 비대면 수업, 주말에는 알바라는 나름 체계적인 스케줄로 붕 뜰 뻔했던 시간들의 균형을 잘 잡고 난 후 교환학생이 예정되었던 기간을 대체하기 위해 학교 연계 현장실습에 지원을 했고 합격했다. 수많은 서비스직 알바를 거쳐 국제 컨벤션 홍보 및 마케팅 업무를 하는 사무직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 안에서 하는 첫 사회생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