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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네 Apr 22. 2016

겨울준비

2014.11.20

날씨가 추워지면서 추운때에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뭐랄까 특유의 분위기를 조금씩 느끼게 되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좋고 행복하다. 유달리 겨울이 되면 사람들 마음이 더 따뜻해들 지는 것 같아서 이맘때부터는 나도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고, 더 사람들을 챙겨주고싶고, 더 사랑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가득해 지나보다. 그래서 나는 겨울 특유의 추운 분위기가 너무 좋다.


나다니는 걸 좋아라하고, 일도 밖에서, 만나는것도 밖에서, 공부도 노는것도 밖에서 하는것이 훨씬 효율이 좋지만 겨울이 되면 아예 생활패턴도 취미도 변한다. 마치 겨울 전용 취미인건가.
추위를 많이 타는게 한 몫 해서인지 일단 귀가가 매우 빨라지고, 그러다보니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게 되고. 반강제 취미.

겨울 양말들을 꺼내서 좋아하는 섬유유연제 향기 듬뿍 나게 세탁하고, 예쁘게 개어놨더니 그렇게 보기도 좋고 진짜 겨울 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른 귀가 덕분에 하루에 정해놓은 시간 삼십분 독서하기도 꾸준해진다. 커피도 타놓고, 쿠키도 몇 개 구워서 가만 앉아 책을 읽는 이 시간에는 혼자 정말 편하게 여유를 가지게 된다. 힘든 하루 보내고 가지는 이 시간은 정말 최고로 좋은 휴식이 되는데, 화가나거나 조급한 마음이 드는 때에 잊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베이킹도 다시 시작.
맨날 간편하게 쿠키나 빵만 만들었었는데 근래에는 그래도 이것저것 시도를 했었다. 베이킹이 진짜 만드는 재미, 포장하는 재미, 주는 기쁨 등등 너무 재밌지만 요즘처럼 하루가 바쁜 때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게되므로 당분간 잠정 휴지기간. (인데 너무 하고싶다) 레몬청이랑 사과졸임을 만들어야겠다. 역시 겨울엔 겨울차와 음식들을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베이킹 대신 너로 정했다.


집안에 크리스마스 장식해야지.얼마전에 장 보러 갔다가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서 꼭 사고싶어서 한참 그 앞에 서서 고민하다 그냥 제 자리에 두고 나왔는데 집에 와서도 문득문득 떠오른다. 혼자살아도,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아야지.(라고 합리화) 공간이라는게 얼마나 사람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치는지는 정말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에 올해도 열심히 꾸며야지 하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겨울 전용취미, 그림그리기. 수채는 아무래도 재료의 질이 까다롭게 그림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제일 편하고 구하기도 쉬운 연필 소묘작을 그리게 된다. 그림 그릴 자료들을 단뜩 모아놔서인지 얼른 그림그리고 싶다. 단지 단점이라면 그림그리는건 내 감정상태와 컨디션이 좋을 때 그려야한다는거. 할 일이 많아서 마음이 불안하거나 조금이라도 복잡할땐 왜 그렇게 그림에 티가 나는지. 그래도 한번 그리기 시작하면 서너시간은 금방 지나갈만큼 즐겁다.




졸전준비로 너무 분주하고 마음도 조급했고, 생각지도 못했던 힘든 일들이 터졌고, 수습하느라 괴로웠던 요즘이었다. 그래도 밤늦게 혼자나마 이런 소소한 시간들을 가지면서 너무 감사한 시간들을 보낸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순간적으로 화도 나고 짜증도 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늦게나마 잠이들 수 있고, 또 다시 아침을 맞이 할 수 있고, 또 바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너무 감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치다가도 괜히 기분이 다 좋다.
그리고 알바를 시작한지도 세어보니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 이 힘든 서비스 일이 하기싫지도 지겹지도 않고 매일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신기하다. 애초에 시간이 남는게 너무 싫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알바 덕분에라도 조금 더 부지런하게 할 일도 하고, 시간을 아깝게 버릴 일도 없으니 알바 하는것도 무미건조할 수 있는 일상에 작은 즐거움이 된다. 곧 그만둘 생각하니 왠지 아쉽기까지 하다.
밤늦게 끝나도 뭔가 힘들지 않고, 나는 오늘도 무언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며 잠들 수 있다는 게 나에겐 또 다른 의미가 되고 동력이 되는 듯. (이 마음 오래 유지되길
)

내일도 난 아침부터 움직이고 지친몸으로 느즈막히 들어오겠지만 또 내일에 채워질 행복함과 에너지를 기대하면서. 오늘의 근황일기 감사함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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