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에서 방금 공수해온 갓 나온 따끈따끈하고 쫄깃쫄깃한 절편. 그리고 매끈매끈하고 달달한 바람떡. 이 두 가지가 오늘의 큰 도전이었다.
때는 정오를 막 넘긴 밥 때였다. 가장 배가 고픈 타이밍. 누구라도 저 음식들을 보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위장에서 저걸 넣어달라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게다가 어제 저녁부터 텅텅 비어 있던 나의 위장으로서는 너무도 정당한 요구였다.
딱 한 점만 먹었으면 정말 소원이 없을 것처럼 절대적으로 다가온 간식떡들의 위용... 주변 사람들은 아무런 갈등 없이 저 떡을 먹을 수 있다. 나만 사서 고생이다.
그러나 백 명 천 명이 내 앞에서 떡을 먹어도 나는 결코 먹지 않으리라는 필사의 각오로 무장했다.
매주 모임에서 제공되는 간식의 유혹이란 엄청난 것이다. 그러나 오늘따라 더욱 가혹하리만치 혹독한 간식의 치명적 매력이란 너무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저걸 먹느니 차라리 죽는다는 심정으로 겨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 떡의 실체와 이걸 먹을 때 벌어질 일을 되새겼다.
1. 정제된 백미로 만든 떡은 설탕을 퍼먹는 것이나 똑같고, 떡에 발라진 참기름은 과산화지질로 독소다.
2. 가열한 음식이므로 생명력 제로
3. 피가 탁해진다.
4. 인슐린 과다 분비로 체내 부담 가중
5. 조로(고속 노화)
6. 위장 장애
7. 염증 증가
8. 수명 단축
핵심만 간추렸다. 아마 자세히 쓴다면 먹지 말아야 할 이유를 백 가지도 댈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알면서 저걸 먹는다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배반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나도 인간이기에, 그리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절편과 바람떡의 맛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기에 결코 쉽지 많은 않은 싸움이었다. 적은 생각보다 견고하다.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적어도 오늘의 나는 승리하였다.
겨우 승전하고 로비를 나서는 데 카페에서 파는 와플 냄새가 실내에 진동을 한다. 이렇게 우리는 전쟁터의 한복판에서 살고 있다. 정말 건강하기 힘든 세상이다. 그마저도 뿌리치고 나오려는 데 이번엔 지인에게서 연락이 온다. 줄 게 있다면서... 뭘까. (제발 먹을 것은 아니기를... 어차피 못 먹을 확률 99%) 정성스레 손수 만든 머핀이었다. 얼마나 고맙고 감동이고 감사한 일인가. 그러나... 떡도 이겼고 와플도 이겼는데 이번엔 머핀...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 있지 않으면 내 건강을 지킬 수가 없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