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작은 손이 나의 손을 움켜쥐었을 때_
다짐 따위를 하지 않는 건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질
옛 인간의 오류 같은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순간의 유혹,
혹은 해야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 같은 것이
나의 세상을 흔들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러므로 나의 세상에서 다짐 따위는
한 겨울의 첫눈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런 내가
하루를 버티는 것에 전부를 쏟아내야만
했던 지난날들을 뒤로하고
꼭 다음을 살아내어서,
너의 곁에 있겠다는 다짐을 했음을
생명의 탄생을 보고 기쁨과 환희,
세상의 온기를 온전히 느꼈던 스무 살의 아이가
온갖 것들에 치이고 무너지던 세월을
그저 버텨내던 때
비가 쏟아지던 여름밤
습한 바람이 창 밖을 스치고
무거운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려
각자의 방에서 깊은 어둠을 맞이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방 사이를 서성이던 네가
내 옆에 와 앉았을 때
나는 네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 되뇌었다.
그 말은 네게 하는 말이자 내게 하는 말이었을지도
다 괜찮을 거라,
너는 그저 그렇게 살아내기만 하면 된다고.
네가 내 옆에 누워 내 손을 꼭 움켜 잡았을 때
나는 새벽의 무너짐을 건넜고
너를 위해 꼭 다음을 살아내겠다. 다짐했다
나의 최초이자 최후의 결심일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