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구워서? 같이 먹어서.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이 지나 나오는 얘기가
맛없는 칠면조를 굳이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경험 섞은 푸념(이곳 백인들도 그다지 즐기지는 않는듯).
물론 남은 고기를 샌드위치로 며칠을 해결할 수 도 있고,
같이 남은 햄을 넣고 수프를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그놈의 퍽퍽 살이 당기지 않는 건 사실이다.
20인분을 거뜬히 넘기는,
얼음처럼 꽝꽝 얼려와서 시작하는 칠면조는 푹 익혀도 그 쌀쌀한 맛이 정점을 찍고...
먹거리가 다양해져서일까 아니면 이곳의 식구도 점점 소규모로 줄기 때문일까.
어른 몸뚱이 만하던 칠면조들이 통닭의 2~3 배 크기로 줄기 시작하더니,
더 이상 얼린 칠면조는 요리에 쓰지 않기도 다반수다.
당연히 각종 비법이 난무하던 Brine은 쓸모없어져가고,
칠면조의 선도가 요리의 반은 먹고 가는 듯하다.
초기의 thanksgiving 식탁에 올려졌던 칠면조도 이렇게 조촐하고
얼리지 않은 상태(낮에 잡았으리라)로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놈의 냉동고의 발명이 칠면조 크기를 키우고 선도와 맛을 망가뜨렸을지도...
각기 자신민의 요리비법을 자랑하며,
조촐한 가족사이즈로 줄어든 칠면조와 덩어리 햄을 곁들인 추수감사절 저녁은
맛은 훈훈해지는데,
분위기는 점점 썰렁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