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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종류에 따라 관계는 달라진다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어떤 술을 마시든 취해서 실수를 하고, 속칭 강아지가 되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칙이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는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민이 된다.


막걸리를 마시고 취하든, 맥주를 마시고 취하든, 소주나 독주를 마시고 취하든 취한 정도는 대동소이하다. 왜냐하면, 술의 알코올 도수에 따라 술잔의 크기가 다르고 흡수하는 술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취하는 정도는 거의 똑같다.


그런데,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선뜻 그 의미를 이해하기는 힘이 든다. 세상에, 어떤 술을 마시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는 나이가 되었다. 양주를 마실 때면 양주를 함께 마실 수 있는 사람의 구성원이 다르고, 막걸리를 마실 때 사람의 구성원이 다르다. 그 말은 인간적인 교감을 주고 받는 것은 대동소이하지만, 주고 받는 정보가 다르다는 의미이다.


양주를 마시는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정보의 질이 양질이거나 고급일 경우가 많다. 막걸리를 마시는 관계에서는 정보의 질보다는 인간적 교류가 더 좋을 따름이다.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말은, 결국, 깜냥이 되는 사람을 만나면 내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정보의 퀄러티가 높을 가능성이 높고, 내 삶의 자극제의 효능이 높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든 그 자리에 함께한 사람과의 관계는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상호 수수하는 정보의 질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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