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속없는 사람에 대해 사전을 뒤져 보니 영어로는 1.a man without settled convictions 2.a shallow person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국어로는 확고한 신념이 없는 사람, 얄팍한 사람, 줏대없는 사람 등 속없는 사람의 정의는 가져다 붙일 수 있는 풀이문장이 다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기 이익과 목표의 달성을 위해 타인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고 과도한 친절과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 관대한 교태를 부리는 사람은 아첨꾼, 아부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속없는 사람은 남들 비위를 맞추는 것에 천성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에게 귀에 달콤하고 보기에 좋은 일정한 언행을 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행세하는데 별다른 고민과 에너지가 들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타인의 비위의 성질에 알맞게 자신을 변형시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자기이익과 목표의 달성에 목적이 없이 그런 교태를 부리는 사람들이 속없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나이스 샷~!', '오늘 화장 잘 먹었네', '머리 정말 이쁘게 잘 됐어', '어디서 샀어? 너무 잘 어울린다', '오늘 젊어 보이시네요', '차 뽑았네, 훌륭하다!', '요새 잘 나간다며 부럽다' 등 상상력에 한계를 느껴 더 이상 늘어놓을 수 없지만, 속없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칭찬으로 입이 마를 새가 없다. 진심어린 축복과 동의는 진정한 관계유지를 위한 진솔한 대화이지만, 타인의 환심을 사고 타인에게 유쾌함으로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관대함을 인정받으려는 속없는 사람은 결코 내외가 일관되지 않는 부류이다.
속절없이 자신에 대한 배려와 관심없이 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친절, 관대, 성격이나 성품좋은 사람으로 내비치기를 선호하면서 절대 타인이 듣기 싫어하지만 반드시 해 주어야 할 충고는 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자신의 존재가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분명한 것은 자기이익실현을 위해 교태를 부리지는 않는다. 단지, 누군가에게 있어서 자신이 매우 친밀한 존재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 나가서 그 사람과의 끈끈함을 자랑삼아 늘어놓는다. 적당한 과장이 섞인 립서비스는 관계의 윤활제가 될 수 있지만, 누가 봐도 뻔한 진정성 없는 칭찬과 친절은 거부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