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소리나는 방귀가 냄새가 덜 하고, 은밀한 방귀가 냄새가 지독하다. 방귀는 임금이 내뿜으면 '통기'(기가 통했다)라고 하고, 일반인이 방귀를 상황에 맞지 않게 내뿜으면 예의없다고 평가받는다. 방귀에도 질과 품격이 있다는 것이다. 몸에서 무엇이든 밖으로 배출되는 것에 대해서 인간다운 평가가 아닌 동물적 평가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방귀가 잦으면 똥이 나온다'는 말처럼 몸에서 액체, 기체가 배출되면 그 후에는 고체가 배출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냄새가 지독한 방귀는 그 사람의 소화능력, 섭취한 음식물, 수분섭취량 등 여러 화학적, 생체적 기능과 조합에 따라 고약함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명백한 사실은 방귀를 내뿜지 않는 생물체는 없으며, 그 횟수와 밀도가 다를 뿐이라는 점이다. 여성들이 방귀를 신나게 내뿜지 못 하는 이유는 정숙과 인격과는 전혀 무관함에도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의 방귀에 대한 평가절하 때문이다. 이또한 오랜 남존여비의 사상의 끝자락에서 그 끝이 완전히 종식을 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문제로 회귀하여 공중화장실에 들어섰을 때, 스스로 배변하든 누군가 배변 중이든 똥냄새가 지독한 경우가 있다. 화장실이 비좁고 밀폐되어 있으면 그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인내하기 어려운데 특히, 동파가 염려되는 겨울에는 대부분의 화장실이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든 똥을 싸면 그 냄새가 타인에게 지독한 자극을 주어 불쾌감과 역겨움을 야기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내 똥냄새만이 향기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중화장실에서 최대한 똥냄새를 줄이려는 노력도 에티켓이라면 그럴 것이다.
1 화장실의 창문이나 출입문을 열어 두고 싼다. 분자가 확산되면 밀도가 옅어져서 똥냄새가 후각을 덜 자극할 수 있다.
2 똥을 싸면서 자주 물을 내린다. 변기에 고인 물속에 목적물을 담궈 두더라도 실체의 냄새와 실체 앞에 있던 기체의 배출과는 지독의 효과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3 가능하면 똥싸기 전에 방귀를 최대한 내뿜고 공중화장실에서 똥을 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똥 앞에 있는 방귀가 그 농도가 짙을 것이기 때문에 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 방귀를 가능한한, 즉, 똥이 삐질 나오지 않을 정도로 배출한 후 공중화장실에서 근심을 해소하는 것이다.
4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라면 똥을 목격한 후 화장실의 창문, 출입문 등을 열어 두어 분자의 확산운동을 용이하게 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사람의 생리적 충동과 그에 따른 사고의 여유로움은 극적으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내 똥만 싸서 근심을 해소하면 욕구를 충족한 최대한의 이기적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똥을 본 자는 사후 약간의 이타적 의지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5 시설좋은 공중화장실에는 변기마다 비데가 설치되어 있고, 비데의 기능 중 '탈취' 기능이 탑재된 것도 있어서 그 버튼이 보이면 작동시킨다. 이런 상황이라면 똥사면서 탈취기능을 작동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로(변기 칸)가 비좁고, 화장실의 협소함으로 누군가 지뢰를 터뜨리고 있거나 떠뜨린 후 종적을 감춘 다음 뒷타자가 목적을 이루려면 부득이 앞타자의 똥냄새를 흡입하게 되고, 후각의 피로가 누적되어 무뎌질 때까지 지독한 역겨움을 참을 수 밖에 없다. 역겨움을 참는 것이 똥참는 고통보다는 덜하기 때문에 참을 수 있다. 변기의 온기가 가시기 전이라면 인내력을 좀더 발휘해야 한다.
똥쌀때 똥냄새로 타인에게 불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동물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 평등 중 하나의 예시이다. 다만, 동물성에서 인간성으로의 접근을 위해 똥냄새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과의 차이를 애써 찾을 수 있다.
공중화장실에 양치하러 갔다가 칫솔로 혀를 깊게 쑤시지도 않았는데, 구역질이 저절로 나는 것은 너나 할 것없이 가지고 있는 폐기물 냄새의 화학적 반응 때문인데, 조금은 약간은 급박한 상황에서 인간다운 이타적 배려로 사전조치, 사중 조치, 사후조치를 가능한 한 시도하는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