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혼밥, 혼술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혼밥은 혼자 먹는 밥, 혼술은 혼자 마시는 술을 뜻하는 말이다.


날이 더워 시원한 메밀 막국수를 먹으러 식당을 들어서니 빈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했다. 식당을 둘러보는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70세가 족히 넘어보이는 남자분이 식당 벽을 바라보며 4명분의 탁자에 홀로 앉아 국수를 드시고 있었다.


홀로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논쟁거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노인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고,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어서 고령에 누군가와 함께 하지 못 하는 삶은 논쟁거리가 될 수 있고,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노인의 4가지 고통, 즉, 생활고(빈곤), 고독, 무위, 질병 중 고독과 외로움은 고통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식당에서 발견한 노인분의 뒷모습은 그지없이 쓸쓸해 보였다. 젊은 사람들처럼 스마트폰도 사용하실 줄 모르기 때문에 국수를 입에 넣고, 씹어서 삼키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연하게 보내야 하였을 것이다.


아직은 소득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 밥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직장에서는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비즈니스이든, 사적 관계이든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있다.


적어도 4가지 고통 중 고독은 현재 겪고 있지 않고 있다. 문득, 식탁 앞, 옆에서 식사를 하는 동료와 직원, 가족이 참으로 반갑고 고맙게 느껴진다. 이들이 고독을 가셔내 주기 때문이다.


언젠가 고희를 맞게 되더라도 여전히 식탁 앞, 옆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다면 참으로 다행이고, 행복한 삶일 것이다. 식탁에 놓인 것이 술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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