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침묵은 금이다
침묵은 금과 같이 귀한 것이고, 때로는 웅변보다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말을 삼가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도 담고 있다. 하지만, 침묵하고 있는 상태를 어떤 식으로든 해석하지 않으면 안된다. 침묵상태를 방치해서는 일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민사절차와 형사절차에 따라 다르다
침묵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에 대해 명백하게 다투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인데, 전체적인 태도와 분위기를 통해 상대방 주장에 대해 다투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백한 것으로 간주된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당사자가 재판에 불출석하는 경우에도 침묵에 준해 자백으로 간주된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2항).
형사절차에서는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은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침묵이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셈이다. 따라서, 검사는 소위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침묵하는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을 부담한다.
형사절차에서는 침묵이 금이지만, 민사절차에는 침묵하는 자에게 불리한 판결이 날 수 있는 부담인 것이다.
현실로 돌아와서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무시할 수 없다. 숨죽인 분노를 억누르고 있을 수도 있고, 답변을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아무 생각없이 입을 다물고 있을 수도 있다.
침묵상태에 대해 결국, 침묵자의 상황과 그간의 행적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그 침묵을 타인의 시선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현대사회는 소란한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 분별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소란한 소수의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그리고, 일정한 침묵상태를 깨고 답변을 할 필요도 있다.
침묵은 금이기도 하지만, 회피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