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의 <숲> 처음에는 최유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면, 이제는 가사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적적한 마음 때문인지도.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내 한계를 깨닫고 있다. 돌봐주고 사랑해 주어야 할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정작 나 자신이었음도.
"작년에 화분에 심어둔 수국이 얼어가고 있었다. 내가 얼어가는 동안 수국도 얼 거라는 걸, 우리가 같은 계절을 산다는 걸 왜 모른 척했던가. 사랑한다,라고 말할 시간이 온 것이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 시간은 없었다고 말할 시간이 온 것이다."
작고한 허수경 시인의 말이다. 나만 힘든 줄 알았다. 내가 힘들어하는 동안 다른 누군가도 힘들 거라는 걸, 우리 모두 같은 시공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사랑했지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던 지난 시절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