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일요일, 조금 무리를 했다. 아침저녁으로 조깅을 했고, 한낮엔 한강공원까지 걸어갔다. 저녁이 되자 발이 무겁고, 손끝 하나 까닥하기 싫을 만큼 온몸에 기운이 없는 것이 무척 고단했다.
무엇보다 낮에 들른 한강공원이 결정타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잠수교에서 세븐틴 공연이 있어 한강은 오전부터 사람들로 인산인해, 쉴 만한 그늘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해는 쨍쨍하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햇볕도 바람도 적당해야 하고, 걷는 것도 지나치면 힘이 든다. 아무리 풍경이 아름다워도 컨디션이 별로면 풍경마저 부담이 된다.
살다 보면 몸이 먼저 말해주는 순간이 있다. 바로 피로다. '이제 그만', '잠시 멈춰.' 하고 몸이 속삭일 때 그때는 멈추어야 한다.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자주 그 신호를 무시한다. 몸과 마음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계속 무시하면서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들이켜면, 어느 날 문득 병으로 나타난다. 건강하다는 것은 단순히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수시로 몸의 피로를 풀고, 마음의 긴장을 해소하며, 다시 뭔가를 하고 싶은 힘을 회복하는 활력을 의미한다.
하루를 마칠 때, 평소보다 힘들다면 몸과 마음이 들려주는 신호에 귀 기울여 봐야 한다. 오늘은 어떠했는지, 무리하진 않았는지를. 잠자리에 들 무렵, 피로가 아닌 노곤함이 밀려오면, 그날은 나름 잘 살아낸 하루다. 그런 하루가 모이고 쌓여, 건강한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