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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빛

by 서영수

수많은 사건과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기억해야 할까.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 사람과의 어떤 순간을 선택해야 할까. 존 밴빌의 <오래된 빛>이 그 기억에 관한 소설이다. 소설은 현재의 이야기도 일부 등장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많은 작품들이 기억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지만, 특히 이 소설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노년에 접어든 주인공이 지난 시간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되짚는 장면들이었다.


그는 과거의 장면뿐 아니라, 그 시절 인물들의 감정선까지 생생하게 떠올린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작가 존 밴빌의 뛰어난 문장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예리한 통찰 덕분이다. 그의 화려한 문체가 아니었다면, 그 기억들이 이토록 설득력 있게 다가오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읽는 동안 묘한 기시감이 들기도 했다. 마치 내 과거의 한 장면을 다시 마주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던 것이다. 인간의 내면을 묘사한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 또한 쉽게 읽히지 않는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이는 어쩌면 인간 존재가 지닌 모순성과 복잡함을 문장이라는 형식으로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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