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기다리며 산다. 사람을, 소식을, 어떤 결과를. 기다림은 처음부터 쉽지 않다. '만날 수 있을까, 잘 될까' 하는 불안감이 마음을 흔들고, 상대나 상황에 맞춰야 하니 인내심도 필요하다.
특히 지금 같은 더운 여름에는 그 기다림이 더 길게 느껴진다. 작열하는 태양, 뜨겁고 습한 공기, 도로 위에서 일렁이는 아지랑이는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조금만 있어도 땀방울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고, 시계 초침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매미 소리는 끝없이 울어대며 시간을 더욱 느리게 만든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는 상대의 위치와 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정을 즉시 알 수 있다고 해서 기다림이 덜 힘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운 날,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정보는 사람을 더 조급하게 만든다. 기다림이란 원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는 자세이어야 하는데 이 계절에는 이 자세를 지키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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