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흔히 뜨거운 감정이나 설렘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좋아하면 처음에는 모든 게 다 좋으니까. 하지만 그게 다일까. 설렘이 없거나 뜨거움이 일어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몇 년 전, 사랑의 본질이 어쩌면 다른 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사랑이란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 결국 '연민'의 정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물론 정이니 연민이 무슨 사랑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 처음의 불꽃은 잦아들고, 결국 남는 것은 서로 주고받은 상처와 함께 한 세월을 바라보는 서로를 향한 연민의 눈빛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허물과 연약함, 부족함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마음이다. 그것은 마치 내 안의 부족함을 거울로 비추어 보는 듯한 경험이다. 마치 약한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처럼, 그를 바라보면 함께 있고 싶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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