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과 했던 약속을 지키려 했다.
누군가는 낭만이라 했고
누군가는 궁상이라 했다.
사실 연인과의 약속은 사귀고 있을 때나
유효한 것이기에.
하지만 내게는 그 무엇도 아니었다.
약속한 상대가 부재한,
유효하지 않은 약속을 지키는 일은
떠나고 없는 사람의 안녕을 빌고
지키지 못한 약속을 위로하는,
죽은 사랑의 자리에 꽃을 두는 일.
사랑의 애도였다.
<이광호 ㅡ '아름다운 사유' 중 '애도'>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